성일종 "왜 지금 그런 문제를 거론하는지"
↑ 유승민 전 의원(왼),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오) / 사진 = 매일경제 |
"경찰·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이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헌법 34조 내용을 공유하며 이 장관의 파면을 요구했는데,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밤잠 못 자고 일하고 있다"고 이 장관을 두둔하고 나섰습니다.
유 전 의원은 31일 저녁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한 장관부터 당장 파면해야 한다"며 이 장관을 저격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전쟁이 난 것도 아니고, 건물이 무너진 것도 아닌데, 아무런 잘못도 책임도 없을 수는 없다"며 "국가는 왜 존재하느냐. 위험할 정도로 인파가 몰릴 것을 미리 예상하고 정부는 사전에 대비했어야 한다. 경찰이든, 지자체든, 그게 정부가 했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며칠 애도만 하고 수습만 하고 지나간다면 또 다른 재앙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나 자신이, 내 자녀가 그날 그 자리에 있었다고 생각한다면 대한민국 공동체가 무엇을 해야 할 지 명확해질 것"이라며 "철저히 잘못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고 앞으로 어떻게 이런 인재를 막을 것 인지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오늘(1일)은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는 헌법 34조 6항의 내용을 공유하며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졌습니다.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3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에서 참배를 마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 = 공동취재 |
하지만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오늘 CBS라디오를 통해 "이 장관께서 지금 밤잠 못 주무시면서 일하고 있다"며 파면 주장에 대해선 "그런 문제를 지금 왜 거론하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모든 국력을 집중해서 빨리 이 사태를 마무리하고 수습하는 게 제일 먼저"라고 반박했습니다.
앞서 지난 30일 이 장관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사전 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이 장관은 해당 발언 이후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는 상황이 있었지만, 그전(핼런윈 축제)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라고도 했습니다.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태원 참사에 대해 정부 당국이 책임이 없다, 할만큼 했다는 이런 태도로 국민들을 분노하게 할 게 아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잘 모르는 입을 닫고 있어야지, 지금은 책임을 피하기 위한 얘길 던질 때가 아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 장관이 이태원 인력 배치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 별로 좋은 판단이 아니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도 "지금은 언행, 특히 말조심해야 하고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무겁게 이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등 여야를 망라하고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논란이 지속되자 이 장관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알기 전까지는 섣부른 예측이나 추측,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이후에는 결국 "국민들께서 염려하실 수도 있는 발언을 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사과 입장을 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