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의 빙모상가에 조문을 간 것으로 확인됐다. 안 의원은 김 전 위원장과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감정이 격화되면서 정치적 앙숙 관계였는 데 안 의원이 해빙의 손을 내민 것으로 해석됐다.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두고 당내 중도층 표심 확장을 위한 손짓 성격도 있어보인다.
26일 여권관계자에 따르면 안 후보는 전날 오후 김 전 위원장의 빙모상 상가가 위치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해 약 1시간 이상 머물렀다. 안 의원은 이날 조문을 외부에 전혀 알리지 않았으며 이 자리에 부인 김미경 교수와 함께 조문을 갔다. 김 전 위원장의 아내도 이름이 김미경이고 직업도 교수다.
이날 조문이 눈길을 끄는 것은 김 전 위원장과 안 후보와의 구원(舊怨) 때문이다.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안 후보와의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위원장은 지난 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신경전 과정에서 안 후보를 향해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안 후보 또한 김 전 위원장을 향한 앙금이 남아 있어 작년 대선 때도 시종일관 양쪽이 냉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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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한주형 기자] |
사실 이번 조문 이전에 양쪽의 '빙점'이 녹기 시작한 분위기가 이미 감지된 적이 있다. 최근 라디오 등에서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로 안의원을 긍정적으로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라디오에 출연해 "안 의원은 지금 당내 지지기반이 별로 없다. 그런데 안 의원이 왜 합당을 하게 됐느냐, 합당 계기가 지난 대선 때 단일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합당을 하기로 약속을 한 것"이라며 "단일화 과정에서 당시에 대통령 후보였던 윤 대통령이 사실 안 의원에게 어떠한 언질을 주지 않았느냐. 그것을 믿고 합당을 했고 당대표를 추구하지 않느냐 가정할 수 있다"고 했다.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사람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또한 지난 대선 단일화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일종의 '약속'이 있는 만큼 당대표 출마의 정당성에 힘을 실어 준 것이다.
이런 김 전 위원장의 말은 안 의원 입장에선 '가뭄의 단비' 같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아직 국민의힘 당대표를 새로뽑는 조기전대 일정이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현재의 구도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상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 유승민 전 의원에 비해 인지도에서 다소 밀리고, 당내 의원들의 당심과 특히 친윤그룹의 '윤심'에 있어서는 정진석 현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권성동 의원, 김기현 의원 등에 크게 밀리고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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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 [이승환 기자] |
실제 이날 상가에서 이들의 대화를 목격한 지인들에 따르면 '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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