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에 “의논하고 왔다”…정진상도 언급
↑ 이재명(맨 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 호주·뉴질랜드 9박 11일 출장 기간에 고 김문기(맨 왼쪽)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 유동규(가운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함께 찍은 사진. / 사진=이기인 국민의힘 경기도의원 제공 |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유족이 지난 2월 대선 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먼저 연락해왔다며 당시 나눈 대화 녹취 파일을 공개한 가운데, 이 대표 측이 밝힌 입장과 녹취 속 내용이 엇갈려 첨예한 진실공방이 예상됩니다.
25일 채널A는 이 대표 측 캠프 인사 A 씨가 김 전 처장 유족을 만나 이 대표 측근을 대신해 나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이 대표 측이 김 전 처장 유족을 만나 회유를 시도했다는 의혹에 “이 대표 지시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배치되는 상황입니다. A 씨는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과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때 이재명 후보를 도운 인물입니다.
녹취에 따르면 김 전 처장 유족들은 A 씨에게 “연락을 주신 게 왜 사장님이냐”라고 물었고, A 씨는 “신문에 거론되는 소위 말하는 (이재명) 성남시장 때 친구들이 소위 말하는 언론의 타깃”이라며 “도지사 시절 같았으면 당연히 그 친구들이 알아보고 소통하고 그랬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해서”라고 답했습니다.
이 대표 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이름도 거론됐습니다. A 씨는 “제가 자처 아닌 자처를 (했다)”이라며 “이런 결과에 대해 진심을 듣고 진심을 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을 했다. 언론에 나오는 (정)진상이나 이런 친구들이 너무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제가 (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유족 측이 “제가 받아들이기는 캠프 대표로 오신 것처럼 받아들여진다”고 말하자, A 씨는 “뭐 의논을 하고 왔다”며 “개인적으로 했다고 하면 시간낭비고 만날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대표 측 캠프와 이미 상의를 마친 후 나온 것이란 취지로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22일 한 방송에 출연해 김 전 처장 질문을 받고 “재직 때 몰랐고 하위 직원이었다”며 “경기지사가 됐을 때 기소된 다음에 알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2015년 호주 및 뉴질랜드 출장 당시 함께 찍은 사진 등이 공개되며 한 시민단체는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검찰은 해당 발언을 허위라 판단해
당시 이 대표 측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이 지난 21일 자신을 포함한 셋이서 호주에서 골프를 치고, 카트까지 타고 다녔다고 진술한 부분이 이 대표에게 치명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