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태평양 섬나라들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내년 태평양도서국포럼(PIF) 회원국 정상들을 초청해 사상 첫 한국·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외교부는 26일 이들 태평양도서국(태도국) 외교장관을 부산으로 초청해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이어 내년 중순 한국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워싱턴DC로 태도국 정상들을 초청해 사상 첫 미·태도국 정상회의를 개최한데 이어 내년에는 한국에서 한·태도국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PIF에는 호주, 뉴질랜드, 쿡 제도, 피지, 투발루, 니우에, 솔로몬제도, 통가, 파푸아뉴기니, 팔라우 등이 참여하고 있다. 26일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태도국 외교장관회의에는 헨리 푸나 PIF 사무총장을 비롯해 니우에, 솔로몬제도, 마이크로네시아, 팔라우, 통가, 마셜제도, 파푸아뉴기니 외교장관 등이 참여한다.
우리나라가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 태도국 정상회의를 준비중인 것은 최근 태도국이 미중경쟁의 격전장으로 떠오르면서 전략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년간 태도국에 공을 들여오던 중국이 지난 4월 솔로몬제도와 안보협정을 체결한 게 도화선이 됐다. 중국과 태도국이 외교에 이어 군사적으로도 가까워지자 그동안 손놓고 있던 미국·호주 등이 다시 급격히 이지역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은 이미 지난달 워싱턴에서 태도국 정상회의를 열고 1조원대 경제적 지원을 약속했다. 태도국의 주요 어젠다인 기후변화, 전염병 대응, 경제회복 등 해결을 위해 역내 8억1000만달러를 내놓겠다는 약정이었다. 이에 앞서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솔로몬제도에 급파되기도 했다.
지난 21일에는 호주가 피지와 '주둔군 지위 협정'을 체결한데
우리나라도 지난 2008년 이후 한-태평양도서국 협력기금을 설립하고 올연말까지 누적 1240만불을 약정한 상태다. 이와 별개로 솔로몬제도 등에서 무상원조(ODA) 사업을 진행중이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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