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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정연설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전세계가 경제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예외가 아닌 상황에서 이른바 '허리띠 졸라매기'를 했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금 우리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다. 그동안 정치적 목적이 앞선 방만한 재정 운용이 재정수지 적자를 빠르게 확대시켰고, 나라 빚은 GDP의 절반 수준인 1000조 원을 이미 넘어섰다"고 말해 전임 문재인 정부의 '포퓰리즘' 예산편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년도 총지출 규모는 639조 원으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예산을 축소 편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13년만에 처음으로 직전 연도 대비 축소된 예산이 나온 것이다.
축소의 배경으로는 "역대 최대규모인 24조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따른 효과로 "재정수지는 큰 폭으로 개선되고,국가채무 비율도 49.8%로 지난 3년간의 가파른 증가세가 반전되어 건전재정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그는 "공공부문부터 솔선하여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고,이렇게 절감한 재원은 서민과 사회적 약자 보호, 민간 주도의 역동적 경제 지원,국민 안전과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의 책임 강화에 투입하고자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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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불참속 시정연설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또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 차원에서 ▲해외자원개발 투자확대 및 광물비축과 수입선 다변화 예산 3.2조원 ▲공적개발원조(ODA) 4.5조원 ▲반도체 인력양성 및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 1조원 ▲원전 수출지원 및 연구개발 지원 ▲양자컴퓨팅과 우주항공, 인공지능, 첨단바이오 연구개발 4.9조원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지원 및 중소기업 스마트화와 연구개발 등 3.6조원 등도 예산에 포함됐음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밝힌 해당 예산의 합만 해도 17조원이 넘는다.
다만 이 같은 윤 대통령의 연설은 민주당의 퇴장으로 100명이 넘는 여당 의원들과 일부 야당 의원들만이 청취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진표 국회의장님과 의원 여러분"을 계속 말했지만, 결국 이 연설을 청취한 의원은 국민의힘으로 이뤄진 여당 소속이 대세였던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치열한 고민 끝에 내놓은 예산안은국회와 함께 머리를 맞댈 때 완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국회는 '반쪽 응답'을 하는데 그쳤다.
윤 대통령은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시기에국회에서 법정기한 내 예산안을 확정하여 어려운 민생에 숨통을 틔워주고, 미래 성장을 뒷받침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이 시정연설에서부터 강대강 모드로 나오면서 올해 예산안이 시일내에 통과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정치권의 관측이다. 특히 정부가 생각하는 예산과 야당인 민주당이 생각하는 예산편성의 방향이 다르고, 예산과 함께 국회에서 처리되어야 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이나 세법개정안 등도 모두 야당의 협조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날 윤 대통령의 연설의 성격이 예산안 편성과 관련된 것이었던만큼, '경제'라는 키워드가 13회나 나와 가장 많이 등장했다. 그 다음은 '예산·국민(각 9회)', '미래·안보·약자(각 7회)', 청년(6회)' 등이
[박인혜 기자 / 박윤균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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