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질척거리다가 외설적 의미?"…전현희 저격

윤창현 의원 "질척거리다" 발언…전현희 위원장 "성적 수치심"
장소원 국립국어원장 "'질다'라는 형용사에서 나온 것"

↑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18일 열린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최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게 '질척거린다'고 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이 19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재소환됐습니다.

전현희 위원장이 윤창현 의원의 발언에 대해 "굉장히 성적 수치심을 느낀다"면서 사과를 요구했는데, 이를 두고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장소원 국립국어원장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뜻이냐"는 취지로 질문한 겁니다.

배 의원은 이날 국회 문체위 국감에서 장소원 원장에게 "질척거린다는 표현에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전 위원장의 발언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질척거리다는 말에 외설적 의미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장 원장은 "아니다"라며 "질척거리다는 '질다'라는 형용사에서 나온 것으로 안다. 습기가 많다는 뜻"이라고 답했습니다.

배 의원은 지난 14일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 한 네티즌이 올린 문의 글을 인용했습니다.

이 네티즌은 "'질척거리다', '봇물 터지다'라는 표현에 국어사전에 등재된 일반적인 의미 외에도 외설적인 의미, 또는 뉘앙스(느낌)가 포함 돼 있나. 그렇지 않다면 이 말을 들은 사람이 외설적인 의미로 오해할 만큼 위의 표현들이 본래와 다른 의미로 널리 사용됐던 문화적 맥락이 존재하나"라고 질문했습니다.

이 질문에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18일 답변 글을 통해 "표준국어대사전을 토대로 답변을 드린다. 사전 뜻풀이 이외의 정보나 뉘앙스에 대해서는 명확히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면서 '질척거리다'와 '봇물', '터지다'의 사전적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질척거리다'는 '진흙이나 반죽 따위가 물기가 매우 많아 차지고 진 느낌이 들다'이며, '봇물'은 '보에 괸 물, 또는 거기서 흘러내리는 물', '터지다'는 '코피, 봇물 따위가 갑자기 쏟아지다'입니다.

↑ 사진 = 네이버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배 의원은 장 원장에게 "젊은 분들이 많이 가는 커뮤니티에서 '질척거리다', '봇물 터지다'의 어원이 여성의 신체를 가리키거나 여성의 신체를 속되게 표현하는 말이므로 이것은 성희롱이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장 원장은 고개를 저었고, 배 의원은 "전혀 그렇지 않죠? 있을 수 없는 일이죠?"라고 재차 물었습니다.

장 원장은 거듭 고개를 끄덕이며 "처음 듣는 말"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배 의원은 "전 위원장이 윤 의원의 발언에 '거칠다, 마음을 다쳤다, 기분 나쁘다'고 사과를 요구한다면 이해한다"며 "질척거린다는 단어 어디에도 성 인지 감수성을 건드릴 의도가 없었다. 받아들이는 분의 감수성에 뭔가 저희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고밖엔 생각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전현희 위원장과 민주당은 윤창현 의원의 '질척거리다' 발언에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오픈 사전을 인용해 "'질척거리다'라는 말은 이미 헤어진 연인관계에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매달리는 모습을 의미하는 거로 쓰이는 표현"이라면서 "과연 동료 의원이 쓸 수 있는 표현인지, 대단히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습니다.

네이버 오픈사전은 표준국어대사전과는 달리 사용자가 자유롭게 단어 풀이를 작성할 수 있는 사전입니다.

윤 의원은 논란이 불거지자 "'깔끔하다'의 반대말로 사용한 것"이라며 "전혀 성적인 의미가 아니었지만, 위원장께서 그 부분에 대해 저에게 문제가 삼으신다면 오해 소지가 있었던 부분에 대해 유감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