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9일 ANOC(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 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그야말로 '올인'하고 있는 2036년 서울 하계올림픽 유치는 연설 포함되지 않았다.
ANOC 총회는 국제스포츠계의 유엔총회와 같은 의미를 가지는데, 이 행사가 서울에서 개최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 전인 1986년과 2006년 이후 세번째다.
↑ 바흐 IOC 위원장과 대화하는 윤석열 대통령 2022.10.19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같은 국민의힘 소속이면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오 시장이 2036년 서울 하계올림픽 유치에 깃발을 들고 나선만큼, 윤 대통령의 지원 사격도 있지 않겠댜는 관측이 있었다. 실제 윤 대통령은 17일 오전 출근길 기자들과의 문답(도어스테핑)에서 비공개 행사로 되어있던 ANOC 위원들과의 만찬을 먼저 공개하면서 "저녁 만찬을 각국 IOC 집행위원들 오셔서 그분들하고 진행하기로 돼있다. 여러분들 많은 관심 가져달라"고 말하기도 해 2036년 서울올림픽 유치 관련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었다.
↑ 서울 올림픽 레거시 포럼 축사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그러나 해당 의제를 오 시장이 먼저 꺼내들었고, 이후 윤 대통령이 2036 서울올림픽 유치에 나선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상황은 달라지는 모습이었다. 대통령 대변인실은 "2036년 하계 올림픽 개최 추진 보도와 관련해 알려드린다. 대통령실과 정부에서 전혀 검토된 바 없는 내용이 보도되었다"고 확고하게 선을 그으며 "올림픽 추진은 국민께 의견을 묻고, 정부 차원에서 성공 가능성과 비용 대비 효과 분석 등 다양한 검토를 통해 절차를 밟아야 하는 국가적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대통령이 움직이기도 전 서울시와 서울시장이 앞서 나간데 대한 불쾌감 표현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실제 윤 대통령은 19일 ANOC 총회 기조연설에서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임기 중 개최되는 2024년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는 서울과 평창 올림픽이 남긴 유무형의 올림픽 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활용함으로써 올림픽 정신과 그 가치를 기억하고 그리고 실천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은 이제 이러한 값진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세대를 위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 2024년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2024년 1월 대한민국에서 개최될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은 청소년들에게 올림픽의 정신을 공유하게 함으로써 스포츠를 통한 세계 평화의 증진과 세계인의 화합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ANOC 총회 기조연설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또 한번 자신이 내내 이야기해왔던 자유와 연대를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위대한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을 통해 국제사회와 지속적으로 연대하며 세계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왔다"면서 "하지만, 현재 국제사회가 직면하고 있
는 여러가지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들은 심각하다. 그러나 이것이 올림픽의 정신에 의한 국제사회 연대 노력에 의해 저는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 정부가 추구하는 자유와 연대의 정신이 올림픽의 정신과 결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