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해마다 정책국감을 표방하고 있지만 올해 국정감사도 어김 없이 막말과 고성, 민생과는 동떨어진 정쟁으로 얼룩지는 모양새다.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국정감사에서는 정청래 과방위원장과 권 의원이 충돌했다.
시작은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의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 대한 국정감사 질의였다. 박 의원은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을 향해 "막장방송을 이끄는 행동대장이 바로 박성제 MBC 사장"이라며 "초록이 동색이라고, 동종교배라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박 사장 해임결의안이 방문진에 제출됐으나 부결된 점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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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정청래 과방위원장(왼쪽)과 대화하는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오른쪽).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그러자 권 의원이 발끈하며 "가르치려 들지 말고 사회 잘 보시라"고 고성으로 맞받았다. 이에 정 위원장은 "잘못하면 가르칠 수도 있죠. 혀 깨물고 죽으라는 게 잘 된 발언이에요"라고 소리쳤고 권 의원은 다시 "잘된 발언입니다, 왜"라고 말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정 위원장은 "분란이 있는, 오해의 소지 발언은 가급적 자제하고, 끼어들기 하지 말고, 또 인신공격·모욕성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고 국회법 146조에 나온 것을 읽어드리면서 참조하라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장내 정리에 나섰다.
이후 분위기는 누그러졌으나 국감장 밖에서 권 의원의 '혀 깨물고 죽지' 발언에 대한 공방은 계속됐다.
이날 민주당과 정의당은 국회 윤리특위에 권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제출했다. 류호정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권 의원이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게 한 발언은 명백한 폭언이자 인신공격"이라며 "피감기관장 개인에 대한 모욕을 넘어 국회의 명예와 권위마저 모독한 '국회 폭력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정의당을 비롯한 야당은 권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으나 끝까지 거부하고 있다"며 "심지어 오늘 국정감사장에서는 '잘 된 발언'이라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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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호정 정의당 원내대변인이 13일 국회 의안과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우제윤 기자 /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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