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이번엔 순항미사일로…"적들에게 보내는 경고"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2일 전술핵운용부대에 배치된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발사된 2기의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은 조선 서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1만234초를 비행해 2천㎞ 계선의 표적을 명중타격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에는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직접 지휘했다. 일련의 전술핵 운용부대 탄도미사일 훈련을 지도한 데 이어 순항미사일 카드도 꺼내 다양한 핵투발 수단을 갖췄음을 과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3일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전날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전술핵 운용부대들에 작전배치된 순항미사일의 성능과 위력을 제고하고 작전운용체계의 믿음성(신뢰성)과 기술적 안정성을 재확증하는데 목적을 뒀다"고 전했다. 이미 일선 부대에 배치된 해당 미사일이 한·미·일을 겨눈 '전술핵' 투발수단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북측은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 2발이 서해상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약 2시간 50분을 비행해 2000㎞ 계선의 표적을 명중시켰다고 밝혔다. 군당국은 해당 미사일이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발사됐다고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오늘 울린 미사일 폭음은 적들에게 또다시 보내는 우리의 명명백백한 경고"라며 핵무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보도사진을 살펴보면 북한은 일반 자동차 도로에서 순항미사일을 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근처 터널에서 발사 과정을 지켜본 것으로 관측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한국군의) 킬체인 무력화를 위해 자동차 도로 터널에서 은폐, 엄폐 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 이후 잠시 숨고르기를 하며 정세를 살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중국 당대회가 있으므로 미사일 발사를 멈추고 정세변화를 주시하는가운데 미 선거일정을 겨냥한 전략 도발 선택지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교수는 "(북한은) 사실상 핵실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만 남은 상황에서 연말까지 어떤 수순으로 가는 것이 내부결속을 기하고 대외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효과적일지 저울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설립 75주년을 맞은 북한의 엘리트 교육기관 만경대혁명학원과 강반석혁명학원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12일 만경대혁명학원에서 열린 만경대혁명학원·강반석혁명학원 창립 7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기념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조선중앙통신 = 연합뉴스]

한편 김 위원장은 같은 날 북한의 대표적 엘리트 교육기관인 평양 만경대혁명학원을 방문해 군 간부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루 사이에 핵·미사일 전력과 미래의 인민군 간부 인재들을 함께 챙긴 셈이다. 북측이 공개한 보도사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붉은색 소년단 스카프를 매고 만면에 미소를 띄면서 학생들을 격려했다.
북측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만경대혁명학원·강반석혁명학원 창립 75주년 기념행사 연설에서 "혁명학원들이 주체혁명의 원기둥이며, 우리 당의 성스러운 위업을 떠메고 나가는 핵심 골간들을 육성하는 원종장"이라며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혁명학원들을 강화하는 사업은 인민군대 간부농사의 첫 공정과 같다"며 군사교육 강화를 주문했다. 만경대혁명학원은 항일 빨치산 유자녀들을 위해 해방 이후인 1947년 10월 설립됐다. 현재는 노동당 간부 유자녀와 군인 등 국가유공자 자녀가 주로 입학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