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한국대사 "피해자가 고령…시간 많지 않은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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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주일 한국대사관 국정감사 / 사진=연합뉴스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9일 주일 한국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윤석열 정부의 대일 저자세 외교를 둘러싸고 공방을 벌어졌습니다.
국회의장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우리 정부가 민관협의회 논의를 통해 징용 배상 문제 해법으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병존적 채무 인수' 방안에 문제가 있다며 지적했습니다.
'병존적 채무 인수' 방안은 정부 예산으로 대위변제(제3자에 의한 변제)를 하는 대신 한일 기업 등 민간 재원을 조성해 피해자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박 의원은 "징용 문제를 해결하려면 피해자 중심주의와 법적 시비의 차단이라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안은 피해자 동의 없이도 배상을 집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안을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본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일본 가해 기업의 재원 출연이 우리 측의 마지노선인데, 너무나도 쉽게 일본 기업과의 직접 협상을 포기했다"고 말했습니다.
박 의원은 배상 주체로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논의되고 있다며 "국민 공감대를 얻으려면 민관협의회는 총리가 주재하고, 야권 고위인사가 참여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를 향해서는 "목마른 자가 우물 판다고 하는데, 한국 정부가 너무 조급하고 수그리는 자세를 보이는 것 아닌가"라며 "협상을 간절히 원한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면 협상력을 잃게 된다"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는 "결정된 안이 아니고, 하나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며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른 문제가 있기 때문에 피해자 중심으로 (한국) 대법원판결을 존중하면서 한일 충돌 없이 해법을 모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이어 "피해자가 상당히 고령이고, 외교적 노력 없이 수년간 방치되다 보니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이 됐다"며 "피해자 단체는 민관협의회에 참가하고 있지 않지만, 개별적으로 의논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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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 사진=연합뉴스 |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일본은 ‘간담’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한국 정부는 약식 정상회담이라고 표현해 '굴욕 외교', '저자세 외교' 등의 논란이 일었습니다.
윤 대사는 '저자세 외교'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할 일, 일본이 해야 할 일이 분명히 있다. 실타래를 푸는 과정을 저자세라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양국 정상의) 뉴욕 만남으로 변화가 목격되고 있다"며 "기시다 총리의 국회 소신 표명 연설에서 변화가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윤 대사는 안보 문제에서 한미일 협력은 중요하지만, 한일이 군사 동맹으로 나아가는 데에는 양국에 '터부'(금기)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