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차' 논란에…野 "블랙리스트 떠올라" vs 박보균 "정치오염 변색 문제"

↑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으로부터 부천국제만화축제 수상작인 '윤석열차' 관련한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이른바 '윤석열차'로 불리는 윤석열 대통령 풍자만화 작품을 두고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야당의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야당은 윤 대통령 풍자만화가 전시된 것과 관련 문체부가 엄중히 경고한 데 대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 장관은 정치오염 예술전으로 변색된 것이 문제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국회에서 열린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전날(4일) 문체부가 윤 대통령 풍자 작품과 관련해 두 차례 경고성 보도자료를 낸 데 대해 "모두 협박성 보도자료다. 마음이 무겁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웹툰 강국을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고등학생의 작품을 두고 문체부가 긴급하게 두 차례의 협박성 보도자료를 낸다는 작금의 현실이 너무나도 어처구니없다"며 "박근혜정부의 블랙리스트가 다시 떠오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민주당은 예술인들에게 경고한 문체부를 더 엄중하게 경고한다"며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중지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병훈 민주당 의원도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언급하면서 문체부와 박 장관을 향해 질타했다.
이 의원은 "블랙리스트 사건은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 정신을 유린한 것"이라며 "그때를 교훈으로 만들어진 법이 예술인 권리보장 법이다. 국가기관 등은 예술을 검열해선 안 되며 예술인들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예술 지원사업의 결정에서 차별받지 아니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 정치 풍자도 당연한 권리"라며 "장관님의 사고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임오경 민주당 의원도 공세에 힘을 실었다.
임 의원은 "학생의 상상력으로 그려진 풍자화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 장관을 향해 "대통령 심기를 보좌하기 위해 검열이라도 하겠다는 건가"라며 "사과 안 하실 건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상 학생이 상처받지 않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박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비판에 "순수한 예술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할 공모전이 '정치오염예술 공모전'으로 변질된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 정부는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한다"면서도 "저희가 문제 삼는 것은 최초 작품 심사 선정 기준에서 처음에 저희들에게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제시했던 약속, 가장 중요한 정치적 색채 빼겠다는 약속과는 달리 그 조항을 삭제하고 공고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라며 "저희들이 문제를삼는 것은 작품 자체가 아니다. 순수한 예술적 감수성으로 명성을 쌓았고 그런 중고생 만화 공모전이 왜 어떻게 정치 공모전으로 만든 만화진흥원을 문제 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당 의원들도 박 장관의 발언을 옹호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신종철 만화영상진흥원장은 민주당 소속 경기도의원을 지내고 20대 총선 예비후보까지 했던 민주당에 가까운 인사로, 만화 경력이 전무한데도 임명됐다"며 "문화 관련 기관장에 정치적 편향성의 의혹을 살 수 있는 인물이 가는 것을 되짚어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을 풍자한 고등학생의 만화 작품이 최근 공모전에서 수상된 뒤 만화축제에서 전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문체부는 전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며 두 차례 보도자료를 냈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