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표' 이용호, 선전 의미는…"'윤심' 거스르는 표심 반영한 것"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61표를 얻으며 가까스로 과반 이상의 표를 얻은 5선 중진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주 의원과 함께 2파전을 치른 재선 이용호 의원은 '42표'를 얻어 선전했다. 이 의원의 선전과 관련해 당내에서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거스르는 목소리가 십분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두고, 당내 밑바닥 민심이 윤심과 같지 않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차기 원내대표에 주 의원이 추대돼야 한다는 '추대론'이 급부상했지만, 이 의원이 경선에 뛰어들면서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이날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이 의원의 선전에 대해 "주호영 의원에 대한 반발심보다는 윤심과 윤핵관에 대한 심판론적 성격이 강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주호영 의원에 반발하는 목소리는 주로 중진들 사이에서 나오는 것 같다. 초선이나 재선 의원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거 같다"며 "윤핵관 의중에 따라 당이 좌지우지되는 것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걸 보여준 것이다. 무기명 투표의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더 이상 '윤핵관'이 당을 주도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읽힌다. 윤핵관으로 채워진 지도부를 향해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여론의 비판을 의식한 이유에서다.

↑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용호 국민의힘 간사(오른쪽)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익표 위원장과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허은아 의원은 이날 오전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의원의 선거 선전과 관련 "그동안 일방적으로 강요됐던 박수 찬성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 것으로 생각한다"며 "윤핵관에 대한 어떤 경고 메시지를 의원들이 주려고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 의원은 "처음 비대위 수순일 때도 침묵이 찬성은 아니라고 발언했다"며 "국민의힘에 다양한 목소리가 있다는 결론을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 전까지 당내에서 추대론이 있었게 사실인데, 실제 결과는 추대론을 의미 없게 만들었다"며 "보수 정치의 새 모습, 국민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의원들이 상당히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 대한 핵심 내용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도 더 이상 '친윤'으로 가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친윤으로 계속 가면 내후년 총선 때 질 수도 있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평론가는 "의원들이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서 그런 의지 보여준 것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