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윤 대통령 일찍 갔어야…여왕 조문 취소 논란, 왜 영국 탓하나"

"영국에서 그렇게 불분명하게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

↑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 사진= 연합뉴스

어제(19일)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조문 일정 취소 논란에 대해 “조문을 중심으로 둔 외교 일정이었기 때문에 한두 시간이라도 일찍 갔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탁 전 비서관은 “조문을 중심으로 둔 외교 일정인데, 민항기를 타고 이동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비행기 시간을 당길 수도 있고 늦출 수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초 단위, 분 단위로 일정을 짤 게 아니라 조금 더 여유 있게 움직였으면 되는 일인데 그걸 하지 않았다는 것부터가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탁 전 비서관은 “영국이 일하는 방식이 있다. 사전에 토씨 하나까지도 다 적고 알려주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이 된다”며 “글자 한 자까지 다 적어서 어떻게 어디서 몇 시에 움직이는지까지 아주 디테일하게 사전에 인폼을 제시한다. 그래서 그 계획대로 진행되는 게 제가 경험한 영국 스타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만 문제는 융통성이 없다. 그래서 딱 그 안에서 모든 것들을 해결한다”며 “제가 미루어 짐작건대 영국에서 그렇게 불분명하게 이야기하지 않았을 거라는 판단이 든다”고 전했습니다.

탁 전 비서관은 “한두 개 나라 정상들이 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영국은 이미 사전에 충분한 인폼을 우리한테 줬을 것”이라며 “영국이 그런 행사를 할 때 기본적인 업무 틀이라는 게 있고, 한국을 굳이 무시할 이유가 없다. (변수들은) 우리가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영국이 왜 자꾸 결례했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결례는 우리가 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탁 전 비서관은 또 “더 근본적인 문제는 지금 영국 대사님이 공석이고 외교부 장관도 대통령을 수행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이라며 “거기에 외교 경험이 일천한 대통령을 그냥 그 자리에 던져버린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기본적으로는 외교부와 의전비서관실의 실무적 책임이 있고, 그리고 현장에서 뭔가 그 상황을 타개할 만한 센스를 발휘하지 못 한 사람들의 책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현지시간 19일 오전 윤 대통령은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김건희 여사와 함께 참석한 뒤 처치 하우스에서 여왕을 애도하는 조문록을 작성했습니다.

애초 윤 대통령의 도착 첫날이었던 전날(18일) 여왕의 관이 안치된 웨스터민스터 홀을 찾아 직접 참배하고 조문록을 작성하기로 예정됐지만, 참배 일정은 불발되었습니다. 참배 대신 현지 교통 상황 등을 고려한 영국 왕실의 시간 조정으로 하루 조문록을 작성하는 것으로 미뤄졌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조문 없는 조문외교 논란', '외교 홀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서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oyun0053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