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빈관, 구민회관 수준"…탁현민, 3년 전 발언 소환에 "신축은 다른 문제"

“與 논리의 박약함 애잔해”
“尹 정부 누추한 행사, 아마추어리즘 때문”

↑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영빈관 신축 계획이 전면 철회된 가운데,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자신의 과거 발언이 여권서 영빈관 신축 근거로 소환되자 “재건축이 아니라 신축은 다른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탁 전 비서관은 18일 페이스북에서 “3년 전 나의 발언을 꺼낸 것은 나로서는 고마운 일이지만 그 의도와 논리의 박약함은 애잔하기도 하다”며 이처럼 말했습니다.

앞서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대통령실 주요 부속시설 신축 사업’ 명목으로 878억 원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옛 청와대 영빈관 격의 내·외빈 영접 공간을 새로 마련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달 15일 언론을 통해 대통령실의 예산 편성안 계획이 알려지고, 야당의 비판에 직면하며 비우호적 기류가 확산하자 하루 만에 철회를 지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등을 포함해 여권에서는 탁 전 비서관의 3년 전 발언인 “말이 영빈관이지 구민회관보다 못한 시설”이라는 말이 소환됐습니다.

이에 탁 전 비서관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여당과 대통령실은 국가 대사를 3년 전 나의 페이스북 발언 정도로 당위성을 주장하면 누가 동의하겠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만약에 윤석열 정부가 청와대를 폐쇄하지 않고 기존의 영빈관을 개보수해 국빈행사에 어울리는 장소로 만들고, 여기에 숙소 기능을 더하겠다면 미력이나마 나라도 앞장서서 응원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탁 전 비서관은 “각국의 영빈관은 두 개의 기능이 있다. 하나는 외빈들의 숙소기능이고 하나는 의전행사장으로서의 기능”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영빈관은 외빈에게 숙소로 제공되는 곳이 아니라 행사의 ‘장소’”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청와대 영빈관은 이미 3년 전에 지적했듯이 숙소기능이 없고 공간이 협소하며,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제대로 담아내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고, 변함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재건축이 아니라 신축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영빈관이 원래 숙소 기능이 있어야 하는데 청와대는 숙소 기능이 없고 공간이 협소하며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제대로 담아내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고 변함이 없다”며 “만약에 윤석열 정부가 청와대를 폐쇄하지 않고 기존의 영빈관을 개·보수하여 국민행사에 어울리는 장소로 만들고, 여기에 숙소의 기능을 더하겠다면 미력이나마 나라도 앞장서서 응원했을지도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이미 존재하는 부지와 청와대의 현대사를 폐기하고, 편의를 위해 용산 어디에 그저 새 ‘행사장’을 짓겠다면, 누가 그것을 반길 수 있겠나”라며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하면 했던 말들, ‘아무 문제가 없고 모든 기능은 대안이 있으며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던 말들은 이제 와서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국민들의 의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의 각종 국가행사, 대통령 행사들이 누추해진 까닭이 ‘공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아무런 대안 없이 청와대를 폐쇄하고, 이에 따른 대책의 수립도, 설득의 기술도 없는 그들의 아마추어리즘이 더 큰 원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