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로부터 대출받은 정책자금을 이미 다 갚았는데 이게 은행에 연체로 남아 있는 바람에 한 스타트업이 수출 기회를 날렸습니다.
딴 데도 아니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얘기입니다.
이현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화장품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정 모 씨는 지난 3월, 첫 수출 물량 준비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으러 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 인터뷰 : 정 모 씨 / 스타트업 대표
- "2020년도에 제가 완납을 했던 중진공 청년창업대출이 아직까지도 전산상으로 연체가 돼 있는 거로 나와 있더라고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측은 "전산오류를 해결해주겠다"고 했지만 2주 뒤 정 씨는 또다시 대출에 실패했습니다.
실제 완납일이 아니라 민원을 제기한 날로 완납 처리가 돼, 대출 연체 정보가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 씨가 재차 항의하자 중진공 측은 "규정상 수정이 불가능하지만 중진공 실수로 연체 정보가 생겼다는 확인증을 써줄 테니 대출부터 해결하라"고 답했습니다.
이후 정 씨의 연체정보가 수정되긴 했지만 제때 대출을 받진 못했고 결국 첫 수출 계약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정말 전산 수정이 규정상 불가능했는지 MBN이 취재해보니,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담당직원이 본사에 보고했으면 수정이 가능했는데도 하지 않았던 것이었고, 써주겠다던 확인증은 공식명칭도 없고 법적 효력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연매출 25% 규모의 계약을 날린 정 씨에게 중진공 측은 "실수에 대해 사과하지만 보상 규정이 없다"는 입장만 전했을 뿐 아직 구체적인 손해 보상 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신영대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중진공의 미온적 태도와 대처로 코로나로 고통받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을 더 가중시켰습니다. 그래서 중진공의 실수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 적절한 보상 제도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진공 측은 "문제를 일으킨 직원을 경고 처분했고 유사 사례 발생을 막기 위한 알림시스템을 지난 5월부터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이현재입니다. [guswo1321@mbn.co.kr]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이준우 VJ·전현준 VJ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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