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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하등 관계가 없는데다, 책임질만한 범법행위를 한적도 없어 무고하다는거다.
그런데도 마치 죄가 있는것처럼 검경 수사가 진행되는것에 대해 서글프고 가혹하다고까지했다.
이정도로 억울하고 원통하다면 가만 있으면 안될일이다.
오해 소지가 있는 부분은 적극 해명하고, 죄가 없음을 명쾌하게 소명하는건 너무도 당연하다.
이런면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할수 있는 검찰소환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대표 소환과 관련해 "충분히 진술할 기회를 드린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 대표는 검찰출석 통보에 불응했다.
검경이 없는 죄를 뒤진다며 그렇게 답답해하면서 왜 소명할 기회를 걷어차는건지 이해하기 힘들다.
이 대표는 검찰소환 통보에 "이재명을 잡아보겠다고 먼지털이하듯 하다가 안되니까 엉뚱한 걸 갖고 꼬투리 잡는다"고도 했다.
'엉뚱한 꼬투리'정도라면 이번참에 검찰이 확보한 증거와 법리에 맞서 싸워 논리적으로 박살내는게 낫지 않나.
이를 통해 하나씩 하나씩 사법리스크를 벗어나는게 본인을 위해서나 당을 위해서나 최선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말과 달리 실제 행동은 정반대니 이게 무슨일인가 싶다.
비판여론이 부담이 됐는지 본인은 당당하게 출석해 사실관계를 다툴 작정이었지만 당이 만류해 어쩔수 없다는 식인데 솔직하지 못하다.
정말로 출석할 마음과 자신감이 있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럴 마음이 없으니 당이라는 방패막이 뒤에 숨은것으로 볼수 밖에 없다.
출석거부는 이 대표가 평상시 "수사에 불응하면 강제수사를 해야 한다"고 했던 주장과도 정면배치된다.
2016년 당시 성남시장때 이재명은 검찰 대면조사요구에 불응하던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법앞에 평등함을 증명하기위해 국민과 동일하게 체포해 강제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경기도지사때도 신문사들의 부수 부풀리기 의혹 등에 대해 신속한 강제수사를 주문한바 있다.
다른 사람들에겐 이렇게 '만인은 법앞에 평등해야 한다'며 일장훈시를 하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왜 본인에겐 다른 잣대를 대야하는지 의아하다.
설마 거대야당 대표라는 특권의식의 발로는 아닌지 자문해 볼 일이다.
권력을 쥐고 있다고 해서 일반인과 다른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선민의식에 빠져있다면 심각한 문제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11조를 들이댈 필요도 없다.
이 대표가 당대표 출마선언후 봉하마을을 찾았을때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고 실행에 옮기면 될일이다.
서면진술 답변서를 냈으니 출석요구사유가 소멸됐다는 주장은 황당무계 그 자체다.
답변서만으로 충분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주체는 이 대표도 민주당도 아닌 검찰수사팀이라는 점에서 안하무인식 월권행위다.
더군다가 서면조사를 줄곧 무시하다가 출석통보를 받고나서야 어물쩍 답변서를 제출해놓고서는 수사에 협조한것처럼 오도하는것도 씁쓸하다.
이런식이라면 이 대표가 앞으로 줄줄이 있을 검찰소환에도 응하지 않을 개연성이 커 보인다.
대장동·백현동 개발특혜부터 성남FC후원금 유용, 변호사비 대납, 경기주택도시공사 비선캠프 의혹 등 이 대표가 연루된 검경수사만 10여개에 달한다.
이많은 사법리스크를 깔끔하게 해결하지 않은채 당대표 완장과 당을 방패막이 삼아 숨는건 개인의 사법리스크에 당을 물귀신처럼 끌어들이는 행태다.
국민에 봉사하고 국익을 위해 존재해야할 공당에게 당대표를 보호하는 '로펌'역할을 맡기는건 정상이 아니다.
실제로 당대표를 지킨다는 명분아래 민주당이 비이성적인 주장과 무리수를 남발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당 사무총장이라는 사람은 "(이대표 검찰소환이)과거 중앙정보부의 김대중(DJ) 현해탄(납치)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죄 없는 김대중을 잡아갔던 전두환과 윤석열 대통령이 뭐가 다르냐"고 했다.
선거법위반 혐의로 소환하는것과 국가폭력으로 생사 기로에 섰던 DJ 납치사건을 동일선상에 두고 비교하는게 말이 되나.
DJ가 무덤에서 뛰쳐나올 일이
특정인 보호를 위해 당헌을 개정하는 위인설법 꼼수도 모자라 정당한 사법절차를 막아서는 행태로 법치를 훼손하고, 개인 송사에 공당 전체가 휩쓸려 들어가는건 민주당이 이재명의 사당(私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민과 당원을 생각한다면 이성을 찾아야 한다.
[박봉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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