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히 준비한 듯"…이번엔 24시간 용산 대기한 윤 대통령

힌남노 비상대기…집무실·지하벙커서 회의 주재

↑ 5일 오전 민방위복을 입고 출근하는 윤석열 대통령 /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5일) 태풍 '힌남노' 대비 태세를 실시간으로 챙기며 용산 대통령실에서 철야 비상대기 체제에 돌입했습니다.

앞서 이날 오전 출근길에서 청록색 민방위복을 입고 등장한 윤 대통령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며 "상황이 상황인 만큼 힌남노 관련 질문만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수면 관련 준비가 됐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바지가 달라졌던데, 단단히 준비하고 오신 것 같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야전침대나 간이침대에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그거까진 제가 알아보지 못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지난 집중호우를 반면교사 삼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긴급한 위험이 처했을 때 국민 곁에 서 있어야 하는 공직자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며 “지금은 길게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이 없을 정도로 태풍이 근접해있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지난 8월 침수 피해가 컸던 수도권 집중호우 때 대통령실이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 태풍 힌남노 대응태세 점검하는 윤석열 대통령 / 사진= 연합뉴스

대통령 비서실 직원들도 24시간 교대근무를 하며 대비 태세를 유지했습니다. 관계 부처, 지방자치단체와 상황을 공유하며 필요한 지원을 챙겼습니다.

강인선 대변인도 이날 심야까지 취재진을 상대로 태풍 관련 브리핑을 열어 윤 대통령은 이날 밤 9시쯤 한덕수 국무총리로부터 전화 통화로 태풍 대비 상황을 보고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5월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용산 청사에서 심야 브리핑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간 저녁 이후 사건이 발생하면 주로 서면 브리핑이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전날 밤 9시 30분 집무실에서 회의를 열었고, 밤 11시 40분에는 위기관리센터에서 제주 현지 CCTV 영상을 통해 태풍 상륙 상황을 지켜보며 유희동 기상청장으로부터 화상 보고를 받는 등 귀가하지 않고 용산 대통령실에서 근무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집무실과 지하 벙커인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오가며 수시로 회의를 주재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윤 대통령은 기상청장이 "6일 아침까지가 최대 고비"라고 하자 "비상 상황을 지방자치단체와 소방청 등 관계 기관과 실시간으로 공유해달라"고 지시했습니다.

집무실에서 밤새 대기했던 윤 대통령은 이날 새벽 5시 다시 위기관리센터를 찾아 30분 동안 힌남노 진행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습니다.

[정서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oyun0053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