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원내대표 '이재명 저격수' 자처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연합뉴스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대표 직무대행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앙대 선후배 사이라는 특별한 인연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각각 중앙대 법대 80학번, 82학번입니다.
이 대표와 권 원내대표의 뒷이야기도 전해졌습니다. 두 사람이 중앙대 고시반에서 함께 사법고시를 준비하며 친분을 쌓았을 뿐 아니라 과거엔 부부 동반 모임을 했을 정도로 가까웠던 사이였다는 것입니다. 과거 권 원내대표의 부인은 이 대표에게 미팅을 주선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권 원내대표를 예방한 이 대표는 “형수님에게 안부를 전해달라”는 말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사석에선 형님·동생 사이인 두 사람은 대선을 거치면서 관계가 틀어졌습니다. 권 원내대표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등극했고, 대선 승리 뒤에는 원내대표까지 맡으면서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했습니다.
대학 선후배 사이인 권 원내대표와 이 대표는 첫 만남에서부터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및 정책 현안을 놓고 날 선 말을 주고받았습니다.
권 원내대표가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겠다고 이 대표께서 후보 시절에 공약했는데, 지금 협상 중에 있으니 그 부분을 관심을 갖고 들여다봐 달라"고 언급하자 이 대표는 "종부세 문제에 대해서는 당에 가급적 협력 입장을 가지라고 얘기는 하고 있다. 그렇다고 권 원내대표께서 지나치게 과도한 욕심을 내지는 마시고, 적절한 선에서 잘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이 대표는 "대통령께서 반지하 방의 참혹한 현장을 보시고 주거환경 개선에 대해 말씀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런데 이번 예산안을 보니 서민들의 영구임대주택 예산이 5조 6,000억 원이나 삭감됐다. 그러면 갈 곳이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우리의 재정 철학이 다르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앞으로 정부를 불러서 서로 토론하고 논의하자"고 말했습니다.
또 권 원내대표는 오늘 페이스북에 “얼마 전 이재명 대표가 지도부와 함께 광주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광주는 자신의 ‘사회적 어머니’라고 하면서 강하고 유능한 정당이 되겠다고 했다”고 적으며 광주 복합쇼핑몰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그는 “현재 민주당은 광주지자체 단체장과 시·구의회를 장악하고 있다. 복합쇼핑몰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기업의 자유로운 진출을 허락할 것이냐, 아니면 또다시 시민단체와 협잡해 광주시민의 염원을 짓밟을 것이냐”고 저격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 쇼핑몰 문제를 이슈화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때문에 호남 선거 전략 측면에서 차질을 겪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난 2일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보좌관이 검찰의 소환 통보 사실을 전하며 “전쟁입니다”라는 표현을 쓴 걸 두고 “맞다. 이것은 ‘범죄와의 전쟁’이고,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여권에선 권 원내대표가 ‘이재명 저격수’로 나선 걸 전략적 선택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윤핵관 그룹과 이준석 전 대표가 충돌했고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은 상당한 차질을 빚었습니다. 지난달 26일 법원이 비대위 전환에 급제동을 건 뒤에는 ‘권성동 책임론’이 제기됐고, 두 차례 의원총회 끝에 ‘선 수습-후 사퇴’
지난해 대선 때 권 원내대표는 사석에서 이 대표와의 친분에 대해 “옛날엔 친했지만 정치적 지향이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새해 인사를 주고받을 때도 이 대표에게 “정치를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쏘아붙였다고 전해졌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