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尹, 이준석 품어야…'지지율 연연 안해' 발언에 놀라"

"尹-李 양쪽 모두 책임…리더는 참고 화합할 수 있어야"
"尹정부 100일, 국민에 절망 줬다…상황 빨리 극복 못하면 점점 꼬여"

↑ (왼쪽부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윤석열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전 대표의 갈등에 대해 "선거 때 같이 했으면 품어주는 아량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어서 오늘날 같은 묘한 현상이 생겼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20일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하여 "책임이 양쪽에 다 있다고 본다"면서도 "리더는 참고 화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야 하는데 그게 잘 보이지 않는다. 선거 때 같이 했으면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표를) 품어주는 아량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어서 오늘날 같은 '묘한 현상'이 생겨난 것"이라며 쓴소리를 쏟아냈습니다.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새로운 지도자가 선출되면 취임 100일은 집권 목표, 무엇을 할 것인가를 판별할 수 있는 기간"이라며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절망감을 줬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윤 대통령이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에 대해서는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깜짝 놀랐다"며 "(윤 대통령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검찰총장 시절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충돌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 여론이 형성된 덕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러면 당연히 국민 여론에 냉정하게 귀 기울여야 하고 국민이 왜 이러는가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동안 무감각했다"며 "정권 초기에 지금과 같은 상황(지지율 하락)이 벌어진 건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지금 상황을 빨리 극복하지 못하고 연기하면 문제는 점점 더 꼬인다"며 "주변에 정치 감각 없는 사람들이 조금만 기다리면 잘되니 마니 하는 이런 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전반적인 (국정 전반에 관한) 전망을 잃어버린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최근 이 전 대표와 갈등을 빚고 있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나 대통령실, 주변 측근들에 대한 적당한 거리감을 둘 것을 조언하는 것으로도 해석 가능합니다.

김 전 위원장은 "대선 후보 시절에 윤 대통령에게 한 이야기가 있다. '제발 똑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주변에 많이 쓰지 말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필요가 없다. 좀 달리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야지 창의적인 것이 나온다'는 말인데, 더군다나 지금 여소야대 상황에서 참모진 전원이 정무적인 감각이 투철해야 한다"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 지난 2021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 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새로운물결(가칭)'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김 전 위원장은 현재까지 완성되지 못해 윤 정부의 큰 골칫거리로 자리잡은 '비전의 부재'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를 회고하며 "왜 대선 때 0.73%포인트 차이밖에 이기지 못했는지 냉정하게 얘기하면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게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짚기도 했습니다.

이어 "그러니 일반 국민이 생각하기에 말로만 연금, 교육 개혁한다고 하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꼬집었습니다. 그렇기에 지지율을 올리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전 대표도 꾸짖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는 "이 전 대표의 지금 행동 자체가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남의 이야기에 인내하고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가) 참고 견뎠으면 오늘날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ogijeo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