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이 3일 만에 반응을 보인 것 자체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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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김여장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밝힌 비핵화 로드맵 '담대한 구상'에 대해 "어리석음의 극치"라며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취지로 강하게 말하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초기 목적은 달성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19일) 자신의 SNS에서 "김여정의 담화문 발표 목적은 윤석열 정부 길들이기"라면서도 "그럼에도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 초기 목적은 달성했다"고 전했습니다.
태 의원은 "윤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 이후, 17일 북한은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며 "같은 날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미북관계 정상화 외교적 지원, 재래식 무기 군축 제안 등 '담대한 구상'에 대해 좀 더 세부적으로 밝히자 18일에는 김여정이 '담대한 구상'을 전면 거부하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나온 김여정의 담화문 내용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조목조목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에 대한 거부로 일관되어 있지만, 북한이 이명박 대통령의 비핵·개방·3000까지 비교하면서 비난 수위를 높인 건 '담대한 구상'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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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통해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1일 오후 김 부부장의 연설 전문을 육성으로 공개했다. / 사진 = 조선중앙TV화면 |
김 부부장이 "남쪽 동네에서 우리의 반응을 목 빼들고 궁금해 하기에 오늘 몇 마디 해 주는 것"이라고 발언한 부분에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태 의원은 "이 대목이 인상 깊다"며 "지금까지 대통령의 대북 제안에 북한의 이러한 신속한 입장 발표는 흔히 있는 일이 아니"라면서 "어찌 보면 북한의 통전부(통일전선부)가 '담대한 구상'이 나온 후 본격적인 업무 복귀에 들어간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권좌에 올랐으면 2~3년은 열심히 일 해봐야 그제서야 세상 돌아가는 리치, 사정을 잃게 되는 법"이라는 김 부부장의 발언에는 "윤석열 정부 임기 초기에는 핵 및 미사일을 완성하기 위해 대화의 문을 닫을 수밖에 없지만 2~3년이란 시간도 윤석열 정부의 동향에 따라 더 단축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읽힌다"며 "총체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길들이기 작전이 시작된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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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310기 졸업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특히 김 부부장이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한 것에 대해선 관심을 표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태 의원은 "통상 인간관계에서 상대가 싫으면 무시해 버리면 되는 것이지 남들 앞에서 '난 네가 싫어'하고 공개적으로 외치는 것은 어찌 보면 상대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기도 하다"며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처음 나왔을 때도 북한은 강경하게 거부했다. 그러나 내적으로는 본격적인 연구 분석에 들어갔고 점차 대화의 장으로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태 의원은 "미쉐린 3 스타 쉐프가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내놔도 손님이 눈길조차 돌리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며 "그러나 김여정이 3일 만에 반응을 보였다는 것 자체가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이 김정은의 마음을 흔듦으로서 그 초기 목적은 일단 달성한 셈"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18일자로, 19일 노동신문 보도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제 77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그 단계에 맞춰 북한의 경제와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구상'을 지금 이 자
[윤혜주 디지털뉴스부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