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 전 구 소련에서 살다가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된 고려인들은 허허벌판에서 토굴을 짓고 척박한 삶을 버텨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고려인을 따뜻하게 받아준 카자흐스탄인들에게 은혜를 베푸는 입장이 됐거든요.
카자흐스탄에서 조경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안녕하세요!"
"배워볼까요? 환영합니다!"
우리말을 아예 모르는 카자흐 고려인 4세와 5세 사이에 한국어 수업은 인기입니다.
한류 열풍에 고려인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어가 취업과 성공의 경쟁력으로도 떠오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빅토르 / 카자흐스탄 고려인
- "우리 문화 고려인의 역사 알고 싶어서 한국말 배우고 있어요."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신명나는 사물놀이 공연까지.
고려극장은 카자흐 한복판에서 우리 문화를 고스란히 지켜내며 올해로 90년째를 맞았습니다.
▶ 인터뷰 : 윤게오르기 / 고려극장 단원
- "우리는 고려인이니까 전통문화를 꼭 여기 멀리서 카자흐스탄에서 지키고 싶습니다. 제대로, 그대로."
카자흐 10만 고려인이 우리 정체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통일문화연구원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후원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벌써 5년째 카자흐 현지에서 1,700여 명을 무료 진료한 한국의 의료진들은, K-메디칼의 선순환을 위해 고려인 의료진 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부섭 / 현대병원 원장
- "우리가 카자흐스탄 사람들을 치료해줌으로써 고려인의 자긍심이 많이 높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카자흐스탄 사람들에게 고려인은 고마움의 대상이 됐습니다.
▶ 인터뷰 : 누르굴 / 카자흐스탄인
- "1937년에 카자흐스탄 사람들이 고려인에게 도움을 줘서 보답한다는 생각으로 왔다고 알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스탠딩 : 조경진 / 기자 (카자흐스탄 알마티)
- "카자흐스탄 고려인들 삶, 그 첫 시작은 강제이주로 순탄치 않았지만 2022년 현재는 K-메디컬 K-컬처로 새로운 성공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 조경진 기자 nice2088@naver.com ]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김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