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의 경축사 등 광복절 행보 관련해 정치부 노태현 기자와 좀 더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아무래도 북한에 대한 '담대한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힌 게 눈길을 끕니다.
【 기자 】
네, 말씀하신 대로 비핵화 이후 남북 간 협력 방안이 구체적으로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대북 제재 완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남북 간 대화의 틀을 제안한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고 전향적이라는 평가인데요.
그만큼 북한을 실질적인 비핵화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 인터뷰 : 김태효 /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
- "지난 30년 동안 여러 차례 북한 비핵화 방안이 시도되었고 몇 차례 합의도 도출되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습니다. 북한 비핵화의 진정성이 확인되기도 전에 반대급부만 제공된 적도 있었고…."
최근 여당의 내홍 등 국내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대북 메시지로 활로를 찾으려는 것으로도 보입니다.
【 질문 2 】
성과가 좀 있어야 할 텐데요. 북한이 이 제안에 응할까요?
【 기자 】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구해보니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긴 합니다.
윤 대통령이 처음 '담대한 계획'을 언급했을 때 북한 매체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핵·개방 3000을 적당히 손질한 것"이라고 맹비난한 적이 있고요.
북한이 협상 구도에 대해 북미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우리가 제안하는 경제 제재 유예 가능성도 그렇게 신뢰하진 않을 거라는 관측입니다.
▶ 인터뷰 : 홍민 /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북한이 현실적으로 남북 간의 어떤 경제 협력 자체의 틀을 이미 거부한 지가 오래됐기 때문에 이 자체가 먹혀들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리 플랜을 구체화하는 과정에 미국과 함께 논의를 해왔다"면서, 제재 완화도 당사자인 남북이 먼저 합의하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 질문 3 】
경축사에는 '자유'란 단어가 참 많이 등장했어요. 윤 대통령은 취임사 때도 '자유'를 강조했었는데요.
【 기자 】
네, 오늘 경축사에서 33번 언급됐는데, 특히 독립운동의 정신도 '자유'라고 말했습니다.
독립운동은 "끊임없는 자유 추구의 과정"이었고, 이는 한국전쟁과 산업화, 민주화를 통해 계속 이어져 왔다고 평가했습니다.
▶ 인터뷰 : 윤석열 / 대통령
- "공산 세력에 맞서 자유국가를 건국하는 과정, 자유민주주의의 토대인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이루는 과정,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온 과정을 통해 계속되어왔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취임 첫 광복절 경축사에서 '평화'를 20번으로 가장 많이 말하고 '자유'는 단 한 번 언급했는데, 상당히 대조적입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전 대통령 (지난 2017년 광복절)
- "오늘날 한반도의 시대적 소명은 두말할 것 없이 평화입니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통한 분단 극복이야말로 광복을 진정으로 완성하는 길입니다."
【 질문 4 】
해방 이후 한국사를 자유 확대의 과정으로만 해석하는 건 야당에서는 동의하지 않을 것 같아요.
【 기자 】
네, 민주당에서는 "독립운동의 의미를 협량하게 해석했다"는 평가가 나왔는데요.
특히,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은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억압하고, 힘이 있으면 타인에게 폭력이 되더라도 자유롭게 행사하는 것을 진정한 자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에둘러 윤 대통령을 겨냥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반도의 자유와 평화 그리고 번영을 위해 과거를 넘어 미래로 향하는 비전을 제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 질문 5 】
광복절 메시지가 윤 대통령에게 뭔가 반등의 계기가 될까요. 국정지지율이 살짝 반등했다는 조사가 나왔죠.
【 기자 】
네, 리얼미터가 지난 8일부터 닷새 동안 실시한 여론조사인데요.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한다는 응답이 30.4%로 전주보다 1.1%p 올랐습니다.
지난 6월 4주차 이후 8주 만에 소폭 상승했고요, 최근 조사에서 처음으로 30%대에 재진입했는데요.
윤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하락 국면을 벗어나 반등할 수 있을지 이번 주 다른 조사들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질문 6 】
윤 대통령, 또 밤에는 '집중호우 대비 및 복구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했다고요?
【 기자 】
네, 윤 대통령은 어젯밤 9시부터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심야 점검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수도권과 강원·충남 지역에 비가 내리자 유희동 기상청장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호우 대비 상황 등을 보고받은 건데요.
지반이 약해져 있다며 관계 부처에 각별히 신경 써 챙길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습니다.
▶ 인터뷰 : 윤석열 / 대통령
- "지난주 비가 내린 지역이 지반이 아주 취약해져 있기 때문에 오늘부터 내릴 비가 지난주 같진 않더라도 각별한 경각심을 가지고…."
윤 대통령은 또 이재민 대피소에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방역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정치부 노태현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