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 격 맞지 않아…탓하려면 국회 탓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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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권력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지난 3일 오후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해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 대사, 폴 라카메라 주한미군사령관의 영접을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이 방한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고 전화통화에 그친 데 대해 ‘외교적 결례’ 논란이 일자 “펠로시 의장이 청나라, 명나라 사신인가. 조선시대 정서가 아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4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펠로시를 우리가 초청한 것도 아니고, 미국 정부의 메시지를 들고 온 것도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사실상 굉장히 개인적인 정치 측면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의전도 우리가 ‘해 줄까’라고 했는데 ‘안 해도 돼’라고 해서 끝난 문제다. 의전 문제를 탓한다고 하면 국회를 탓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이 만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파트너 격에 맞지 않고, 휴가 중인데 어떻게 만나냐”라며 “그래도 만나야 되는 게 아니냐는 여론이 있으니까 결국은 전화통화를 했다. 제가 봤을 때는 이게 ‘신의 한 수’다. 쉽게 봤을 때는 내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만나주기도 뭐 한 상황에서 묘법, 묘책을 찾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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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
앞서 펠로시 의장을 포함한 미국 하원의원 대표단이 탑승한 C-40C 전용기는 지난 3일 밤 9시 26분쯤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에 착륙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펠로시 의장을 맞이한 한국 측 의전 관계자는 전무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이 같은 상황에 불쾌함을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펠로시 측 관계자는 “펠로시 의장은 한국 측 의전 관계자가 아무것도 안 나온 것에 대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펠로시 의장의 공항 영접에 다소 소홀한 점이 있었다고 보도한 것은 사실과 다른 측면이 있다”며 “미국 측이 영접을 사양해 우리 국회 의전팀이 공항 영접까진 하지 않는 것으로 양측간 양해와 조율이 된 상황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해당 사안은 국회의 영역임을 강조했습니다. 최 수석은 “우리 의전지침상 외국 행정부 요인이 방한하면 비중에 따라 외교부 장관, 차관, 의전장 등이 공항에서 영접하는 것이 명확히 규정돼 있다”며 “그렇지만 의회 인사는 파트너인 국회가 의전을 맡는 것이 관례”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