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징계를 두고 당무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밝혀 온 윤석열 대통령이 해당 사안을 언급한 휴대전화 메시지가 포착됐습니다.
"내부총질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며 이 대표 징계가 잘됐다는 취지로 말해 파장이 클 전망입니다.
우종환 기자입니다.
【 기자 】
어제(26일) 오후 국회 대정부질문이 한창인 시각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의 휴대전화에 찍힌 장면입니다.
SNS 메시지로 누군가와 대화를 주고받고 있는데 상대방은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나옵니다.
대화 내용을 보면 윤 대통령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고 말하자 권 대행이 "대통령님 뜻을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겠다"고 답합니다.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는 이준석 대표를 의미하는 걸로 볼 수 있습니다.
사실상 윤 대통령이 윤리위 징계로 이 대표의 당원권이 정지되고, 권 대행 체제로 바뀐 게 잘 됐다는 평가를 직접 한 겁니다.
윤리위 징계 전후로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것과 달리 개입했을 가능성이 나오는 언급인 셈입니다.
▶ 인터뷰 : 윤석열 / 대통령 (지난달 24일)
- "당무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언급할 사안이 아니고요."
▶ 인터뷰 : 윤석열 / 대통령 (지난 8일 윤리위 징계 직후)
-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이미 제가 말씀드렸지만, 당무에 대해서 언급을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고…."
이 대표는 SNS에 울릉도를 다녀온 소회만 올리며 직접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 대표 측 관계자는 MBN과 통화에서 "지시 사항은 없었지만 어쨌든 당무개입이라고 볼만한 얘기는 했다는 게 드러난 게 아니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대통령실은 "권 대행이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권 대행에게 공을 넘겼고,
권 대행은 "부주의로 사적 대화 내용을 노출해 죄송하다"면서도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하신 것 같다" 즉 윤 대통령 본심이 아니라 떠도는 표현을 쓴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걱정은 안중에도 없이 뒤에서 몰래 당권싸움을 진두지휘했느냐"고 비판했습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ugiza@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