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낮춘' 권성동, 직대 부담 느끼나…조기 전당대회 가능성 제기

↑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원톱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불안한 리더십'으로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브라더' 장제원 의원과 불화설이 터진 마당에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 해명에 대한 비판 여론도 거세지면서 직대체제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 안팎에선 직대체제를 멈추고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20일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권 대행이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권 대행이 (당 대표 직무대행까지) 맡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안 할 수 있으면 안 하고 싶어 한다"며 "당헌 당규에 따라서 맡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도 권 대행이 지나가는 말로 '직무대행 안 할 수 있으면 안 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당을 안정화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의원은 "대표님이 지나가시는 말로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며 "권 대행이 직대를 그만두실 생각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톱체제'가 흔들리면서 권 대행의 정치적 부담이 한층 가중된 상황이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과 불화,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 해명에 대한 비난 여론 등이 리더십 리스크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이를 의식한 듯 권 대행은 자세를 낮추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권 대행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적채용 논란과 관련 자신의 해명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최근 대통령실 채용과 관련한 저의 발언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특히 청년 여러분께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드린다"며 "소위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해 국민께 제대로 설명해 드리는 것이 우선이었음에도, 저의 표현으로 논란이 커진 것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라고 적었다. 전날 '사적 채용 해명 과정에 대한 사과나 유감을 표명할 생각이 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거기에 대한 제 입장은 여러 차례 말해서 답하지 않겠다"고 일축한 것과 온도 차를 보인 것이다.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과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부모임 `혁신24 새로운 미래` 조찬강연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권 대행 직대체제에 의구심이 커지자 당내에선 차기 당권 주자들을 중심으로 '조기 전당대회론'이 분출되고 있다.
차기 당 대표로 유력하게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지난 18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정권 출범 초기에 집권당이 제 역할을 하려면 임사 체제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을 시사했다. 또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마당에 임시 체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냐는 위기감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정우택 의원도 전날 "이준석 대표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직대 6개월 시나리오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새로 전당대회를 하자는 이야기도 나올 수 있다"고 했다.

↑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논란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반면 장제원·안철수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에 반대하는 입장을 냈다.
장 의원은 전날 언론에 "이미 의원 총회에서 권 대행 체제로 결정됐다"며 "여기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안 의원도 "당내 사정에 대해 여러 가지 우려 목소리가 나와서 내일(21일) 정도 입장을 밝힐 것"이라면서도 "전체적으로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조기 전당대회와 거리를 뒀다. 안 의원 측 관계자도 이날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자꾸 조기 전대론 그런 말들이 권 직무대행 체제를 흔들어서 당을 불안정하게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아마 내일 안 의원이 구체적으로 말하겠지만 권 직무대행체제로 당의 안정화를 찾아야 한다고 말할 듯하다"고 부연했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