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족상잔 전쟁의 아픔이 생생한 지난 6월 25일 남북 청년이 총부리 대신 그라운드에서 맞붙었습니다.
야구 룰도 몰랐던 탈북 청년들에겐 실향민과 재일교포들이 감독과 코치가 됐지만, 첫 승부는 아쉬운 패배였습니다.
주진희 기자입니다.
【 기자 】
날아오는 공을 놓치기 일쑤에, 이리저리 뛰어보지만 영 몸에 익숙지 않습니다.
양준혁 선수가 직접 야구배트를 사용하는 법도 가르쳐주고.
▶ 인터뷰 : 양준혁 / 양준혁 야구재단 이사장
- "배트 잡을 때 보통 이렇게 밑에 있는데 밑에 있다 보면 몸이 뜰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귀 옆에, 두개골 옆이 힘쓰는 곳이에요."
실향민 출신 감독과 작전 회의도 하고, 정신교육으로 마음도 다잡아 봅니다.
"할 수 있지? (네!)
할 수 있지? (네!) 가자!"
긴장감을 잊으려 첫 타자가 어색하게 연습을 한 뒤 타석에 올랐지만 아쉽게 점수를 얻지 못하고 바로 아웃.
난생처음 야구를 접하고 열심히 연습했지만, 선수 출신으로 구성된 유튜버 야구단에게 18대 0으로 속수무책 패배했습니다.
▶ 인터뷰 : 박진형 / 유튜버 '빡코'
- "야구를 전문적으로 하셨던 분들이 아니라서 저희는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근데 경기를 재밌게 잘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 인터뷰 : 이광진 / NKP 타이거즈 선수
- "야구는 북한에서 못 해봤고요. 야구를 시작한 지는 1년이 안 됐고요. 룰도 몰랐어요. 타자도 재밌지만, 상대편 선수를 아웃시킬 때 제일 재밌는 거 같아요."
스포츠 업계 관계자는 물품과 야구장을 도움주고 재일교포는 후원을 해주면서, 이루어진 남북의 첫 야구 승부.
▶ 인터뷰 : 엄기석 / 필드홀딩스 대표
- "또 야구에는 차별이 없지 않습니까. 서로 평등해야 되기 때문에 그걸 잘 구현할 수 있는 것이 야구라고 생각합니다."
▶ 인터뷰 : 김 현 / 새한반도야구회 이사장
- "옛날에 재일교포가 일본에서 힘들게 살았던 그 시기 장훈 선생님 비롯해서 많은 야구 수퍼스타가 등장해서 열심히 살 수 있었던 역사가 있습니다. 이북에 오신 분들이 더 많이 활약할 수 있는 계기를 야구를통해서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마침 6.25 전쟁 발발 72주년이 되는 날 이루어진 첫 야구 승부는, 탈북민 선수단의 절치부심과 함께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파이팅!"
MBN뉴스 주진희입니다.[jhookiza@naver.com]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