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수급 문제 생기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 전기 계량기. / 사진=연합뉴스 |
그동안 정부 정책에 따라 요금을 10년 가까이 동결해 온 한전이 정부의 추가 자구책 요구에 불만이 커졌습니다.
어제(2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3분기 전기요금 결정을 위해 한전의 추가 자구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정부는 원래 21일 발표 예정이었던 3분기 전기요금을 한전의 자구책 미비를 이유로 연기했습니다.
한전은 그동안 한전 및 한전 발전 자회사의 경영진과 주요 간부들의 성과급을 반납해왔고, 이번에도 역시 7번째 성과급 반납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최근 해외 투자 자산 및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약 6조 원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계속해서 이러한 자구책에 대해 '미비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난 20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전 스스로 왜 지난 5년간 이 모양이 됐는지 자성이 필요하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한전 책임론'에 가세해 "(한전 자구책은) 그냥 있는 건물 팔겠다는 건데 민간기업 같으면 도산하면 월급도 깎이는 게 아니라 다 날아간다”면서 “한전은 경영에 최선을 다하고 직원도 희생을 감당했었나”고 지적했습니다.
정부의 강경한 입장에 한전은 결국 추가 자구책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정부의 '한전 때리기'에는 불만입니다.
한전이 안고 있는 천문학적인 적자는 연료비 급등에도 전기요금 인상이 지연됐기 때문인데 책임이 오로지 한전의 방만 경영에 있는 것처럼만 말한다는 것입니다. 한전 관계자는 "요즘 꼭 죄인 같은 심정으로 회사에 다니고 있다. 자료 하나를 만들 때도 단어 하나하나를 정부에 확인받고 일하는데 한전만 나쁜 집단으로 비치고 있어 아주 힘들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전기요금은 2013년 이후 올해까지 9년간 동결됐습니다. 그나마 올해는 킬로와트시(㎾h)당 9.8원의 기준연료비를 올리기로 하고 그중 절반인 ㎾h당 4.9원을 우선 지난 4월 인상했지만 분기연료비는 국제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1~2분기 연속 동결했습니다. 또 지난 문재인 정부는 2019년 여름철 전기요금 부담 증가로 여론이 나빠질 것을 우려해, 7~8월 전기요금 누진 구간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요금 부담을 오히려 완화한 바 있습니다.
김종갑 전 한전 사장은 "수입 콩값(연료비)이 올라가도 두붓값(전기료)을 올리지 않았더니 두붓값이 콩값보다 싸지게 됐다”며 불합리한 요금 체제를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대로 요금 인상이 미뤄지면 전기 요금 문제를 정치화시킨 전 정권의 길을 밟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전기위원회를 정치로부터 독립시키겠다고 밝힌 만큼 요금 결정 구조의 합리성을 강조한 것입니다.
또 요금 구조가 부실할수록 이는 전력 수급 문제와도 연결돼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