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최강욱 의원에게 6개월 당원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
만장일치였다. 이견이 끼어들 여지조차 없었다는 얘기다.
피해자 진술과 정황증거를 기반해 내린 결정이라는 점에서 성희롱 발언이 실제로 있었다는 점을 최종 확인해준것이나 진배없다.
거짓해명으로 일관한채 제보자 색출에 나서고, 위력으로 입막음까지 시도하는 등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한점도 지적했다.
거짓말을 멈추지 않은채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는데 대한 괘씸죄까지 더해지면서 징계 수위가 높아졌다고 한다.
최 의원은 4월 28일 여러명의 여성 보좌관까지 있는 화상회의 자리에서 김남국 의원 얼굴이 안보이자 "ㄸㄸㅇ 하느라 그러는 것이냐"고 했다.
성희롱 비판이 거세지자 성적 비속어인 'ㄸㄸㅇ'가 아니라 "옛날 학교 다닐때처럼 숨어서 '짤짤이' 하고 있는거 아니냐"는 말을 한것이라며 발뺌했다.
하지만 당시 회의에 참석했다가 'ㄸㄸㅇ'라는 발언을 들은 사람이 한두명이 아니었다.
당 보좌관협의회가 최 의원의 거짓 해명을 질타한건 이때문이다.
그래도 논란이 이어지자 이번에 윤리심판원이 실제로 성희롱 발언이 있었다는 점을 재확인해준것이다.
이처럼 명확하게 사실관계가 드러났는데도 최 의원은 여전히 "성희롱 발언을 한적이 없다"며 버티고 있으니 어의가 없다.
무조건 부정하고 잡아떼는 고질병이 도진듯하다.
최 의원은 조국씨 아들에게 법무법인 인턴 경력 확인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로 1심에 이어 지난달 2심에서도 유죄판결을 받았다.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는데도 여전히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제와서 너무나 큰 말실수를 인정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할수도 있다.
그간 거짓해명을 해온걸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되기 때문이다.
민망하기도 할 것이다.
'ㄸㄸㅇ'가 철없을때 허물없는 친구들 사이에서 쓰는 단어이긴 하지만 성인의 입에서 좀처럼 듣기 힘든 성비속어이기때문이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고 성품이다.
여성보좌관이 있는 자리에서 이처럼 노골적인 성적 비속어를 쓴것 자체부터가 놀라운 일이다.
성인지 감수성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정상적으로 보기 힘들다.
하지만 아무리 부끄럽더라도 실수에 대해 책임을 지는게 순리다.
자신이 저지른 실수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면 민의를 대변한다는 국회의원이 어떻게 책임정치를 입에 올릴수 있겠나.
최 의원뿐만 아니다.
그를 감싸고 도는 강경파 의원들과 강성 지지층의 행태는 한마디로 가관이다.
그날 회의에 참석해 'ㄸㄸㅇ'발언을 들은 동료의원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이들이 진실을 밝혔다면 최 의원이 사과를 할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이같은 소모적 논란은 없었다.
안민석 의원 발언은 황당 그 자체다.
"최 의원 징계로 윤석열 정권에 대항할 최전방 공격수를 스스로 제거하는 어리석은 짓을 범했다"며 "월드컵을 앞두고 손흥민 같은 골잡이를 집에 돌려 보낸 꼴"이라고 주장했다.
아무리 동료의원이라지만 잘못에 대해 반성을 촉구하기는 커녕 최 의원을 스포츠 스타인 손흥민과 비교하는것 자체가 언어도단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사고체계를 가진 사람이 국회의원 완장을 차고 국민을 가르치려든다.
4류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혐오가 커지는 이유다.
한달전 방송에서 "최의원의 짤짤이 발언을 여성보좌관들이 오해한것"이라며 자기 마음대로 결론을 내렸던 김어준씨도 사과하는 법이 없다.
"주장과 주장이 부딪히는데 6개월 중징계라는 건 한쪽 주장이 100% 맞는다고 판단한 건데 어떤 연관에서 이렇게 판단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윤리심판원 결정에 대해 마땅치 않다는 시각을 내비쳤다.
윤리심판원 징계 결정으로 김씨의 허황된 주장이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게 만천하에 드러났는데도, 자기들의 이해에 맞지 않는다면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일수 없다는 선언처럼 들린다.
소위 '개딸'(개혁의 딸), '양아들'(양심의 아들)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은 징계결정에 관여한 위원들 신상털이에 나섰다
좌표를 찍어 문자폭탄 투척하고 있다고 한다. 민주주의의 퇴행이다.
수오지심은 쓰레기통에 처박은채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최 의원에게 마지막으로 묻고 싶다.
정말로 'ㄸㄸㅇ'가 아니라 '짤짤이'라고 말했나?
더이상 자기자신을 속이지 말아야 한다.
[박봉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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