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빚, 2배 이상 과장…충분히 변제 가능한 인물"
"정신적 공황상태였다는 발표도 전부 과장"
"안보실에서 나서서 입장 바꾸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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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 사진 = 연합뉴스 |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수사하기 전에 이미 월북 결론이 났다"고 밝혔습니다.
하 의원은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해경이 정권이 바뀌기 직전에 저에게 양심선언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전)정부가 군의 감청자료를 통해 이미 월북 결론을 내렸고, 이 결론을 정당화 하기 위해 억지로 짜맞춘 수사"라면서 "피격당한 공무원 이 씨가 문제 있는 사람이라고 과장하거나 '월북 몰이'에 유리한 증거만 선별해서 발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2년 전 군과 해경은 이 씨의 '자진 월북'에 대한 근거로 ▲지인들에게 꽃게를 사준다며 돈 받은 뒤 도박에 탕진·3억 원 정도의 도박 빚에 개인회생도 신청한 상태였다는 점 ▲실종 당시 구명조끼 착용하고 부유물 안고 있었으며 신발도 가지런히 벗어 놓은 점 ▲그날 조류 흐름상 자동으로 거기까지 갈 수 있는 상황 아닌 점 ▲군이 특수 정보를 분석한 결과, 북한군이 이 씨의 신원과 월북의사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확인한 점을 내세운 바 있습니다.
하 의원은 "이 근거들은 전부 과장된 것"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먼저 도박과 관련해서는 "도박 빚 좀 있다고 월북 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며 "도박 빚도 두 배 이상 과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 의원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조사 후 작성한 보고서에 빚을 두 배 이상 과장한 사실이 나와있다"며 "문제 있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과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종 당시 이 씨의 차림에 대해서는 "훨씬 더 좋은 성능의 구명조끼가 있음에도 입지 않았다. (비교적 성능이 낮은)구명조끼를 입은 이유는 밤에 배를 타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선원들의 진술서에 따르면, 평소 이 씨는 방수복을 입지 않고 바닷물에 들어가면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방수복을 입지 않고 선실 안에 그대로 뒀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슬리퍼를 벗어 놓은 이유는 "배에 탑승할 때 안전화를 따로 착용하기 때문에 벗어 놓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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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원 이 씨가 타고 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관련 자료. 2020. 10. 22. / 사진 = 연합뉴스(해양경찰청 제공) |
다음으로 조류 흐름과 관련해서는 "(해경과 군은)처음에 조류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직접 헤엄쳐서 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제가 파도 세기를 직접 보니 부유물을 타고 손으로 저어서 따라갈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면서 "그러더니 2차 발표에서는 조류가 북쪽 방향이었다고 말을 바꿨다"고 꼬집었습니다.
해경과 군이 '북한군 감청 자료를 확인한 결과 북한군이 이 씨의 신원과 월북 의사를 알고 있었다'는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살기 위해서 생존 본능 상 북한군에 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주장했습니다. 하 의원은 "총 들고 누구냐고 물어보는데 신원을 말하지 않을 수 있냐"면서 "살기 위해서 북한군에게 월북 하겠다고 거짓말을 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당사자(이 씨) 육성이 녹음 된 것도 아니고, 북한 군인들끼리 보고하는 과정이 감청이 된 것"이라며 "그거 하나만 가지고 월북 프레임을 씌웠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나마 그 감청 자료도 군 말고는 아무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해경과 군은 이 씨가 당시 정신적 공황상태였다고 주장했는데 이것도 주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 의원은 "당시 해경이 이 씨의 정신상태에 대해 7명 의사에게 물어봤는데, 7명 중 1명만 정신적 공황상태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다"며 "그 1명의 답변만 취해서 발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진행자가 당시 국방위였던 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어제 '군이 여야 의원들 모아 놓고 비공개로 설명을 했는데 아무도 문제 제기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묻자 하 의원은 "내가 얼마나 문제 제기를 했는데, 그 양반 그렇게 거짓말을 하냐"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국방부 장관이 월북이라고 거의 100% 단정하면서 설명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도 어제 '군 특수정보는 공개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해 교묘하게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 월북 의도가 없다는 근거도 입증하지 못하지 않았냐'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하 의원은 "아까도 말했듯이 월북 의도가 없다는 증거들을 다 은폐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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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21년 7월 8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유족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사진 = 매일경제 |
하 의원은 "저는 이 사건에 굉장히 분노했다"며 "당시 586 운동권들이 가장 혐오한 게 '월북 조작'인데도 불구하고 '자진 월북'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2020년 9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친서를 받고, 남북 관계가 개선되는 조짐이 있었다"며 "그런데 이 사건이
그러면서 "처음에 국방부에서 '북한군이 시신을 소각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는데, 안보실에서 나서서 입장을 바꾸라고 지시했다. 당시 발표를 진행한 관계자가 굉장히 곤혹스러워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