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범죄 처벌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인 연령을 놓고 정치권 안팎에서 논쟁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촉법 소년 연령 기준 현실화 검토를 지시하자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연령을 낮추는 것만으로 접근하는 태도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원욱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 주인공 김혜수 사진을 올리며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지. 이를 거꾸로 말하면 온 마을이 무심하면 한 아이를 망칠 수 있다는 뜻도 돼"라는 판사 심의석(김혜수)의 대사를 적었다.
이 의원은 이어 "한동훈 장관이 소년범죄에 대한 처방을 단적으로 말했다"며 "심지어는 소년범죄에서 국민을 보호한다는 발언까지 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것만으로 소년범죄에 접근하는 태도에 대해 반대한다"고 썼다.
14세에서 12세 혹은 10세로 낮추자는 말보다 우선 검토되어야 하는 것은 범행 원인이 되는 사회적 환경을 개선하고, 이 속에서 소년범죄를 근본적으로 줄여 가야 하는 대책 아닐까라고 그는 반문했다.
또 형사적 제재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도 들여다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밀화된 소년교도소, 소년원, 소년분류심사원의 증설에 대한 고민이 연령하향의 이슈보다 먼저 고민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촉법소년 연령 문제를 따지기 전에 먼저 논의되어야 할 내용으로 '소년범죄 정말 다른 범죄에 비해 많고 재범률도 높으며, 우리 사회에 유해한가?' '소년범죄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만약 한 사회에서 소년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면, 교화라는 정부의 기제는 제대로 작동한다고 볼 수 있는가'를 들었다.
이 의원은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은 소년범죄의 극단을 보여주었지만 극에 등장하는, 김혜수가 연기한 심은석 판사는 본인 자녀 역시 소년범죄의 피해자였지만 그 책임을 소년에게만 묻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어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정작 우리 사회는 아이들에게 인간으로서의 권리는 주지 않으며 너무도 중대한 책임만 계속해서 주고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 어른들에게 필요한 것은 인성을 키워주는 교육철학이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먼저가 아닌 함께 살
또 "한동훈 장관이 포퓰리즘에 편승해, 아니 포퓰리즘으로 일관하는 장관직을 수행하지 않기를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의 길을 따르려는 포퓰리즘은 결국 아이들을 옥죄는 오답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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