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박 전 위원장은 6.1 지방선거 직전 긴급 호소문을 통해 "민주당을 팬덤 정당이 아니라 대중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대국민 사과', '586세대의 용퇴론' 등을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박 전 위원장은 더 젊은 민주당, 더 엄격한 민주당,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 폭력적 팬덤 정치와 결별한 민주당,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을 골자로 하는 5대 혁신 과제를 내놓았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28일 '586그룹 용퇴론' 회견 등에서 빚어진 당의 내홍을 놓고 사과를 하고, 내홍 대응 방안을 논의한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해당 자리에서 비대위는 '더 젊은 민주당, 더 엄격한 민주당,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 폭력적 팬덤과 결별한 민주당,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으로의 쇄신 방향에 공감했으며 선거가 끝난 후에 당내 공감대를 형성해 이를 추진하는 방식의 절충안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같은 당 내홍을 놓고 정치권에 등장한 청년 정치인과 586 기성정치인 간의 갈등의 서막이라는 해석도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일 결국 사퇴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저희는 완벽하게 졌다"며 "대선에 지고도 오만했고,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변화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출범 30일도 안된 정부를 견제하게 해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사람과 시스템을 바꿨어야 했는데, 아쉽게도 그러지 못했다"고 고개 숙였다.
그러면서 "특별히 이번에 민주당에 새 희망의 불씨를 만들어 주신 2030여성들께 감사의 인사를 남기고 싶다"며 "성과도 있었지만 마무리를 못한 일이 더 많다. 하지만 작은 희망의 씨앗은 뿌렸다고 생각한다. 이 소중한 씨앗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때까지 키워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저부터 반성하고 책임지겠다. 새 지도부가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당의 노선과 인물과 시스템을 완전히 바꾸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서도 비슷하다. 이 대표는 지난 3.9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까지 두 번의 선거에서 당을 승리로 이끌었음에도 당내 갈등의 중심에 섰다.
국민의힘 5선 중진의원인 정진석 의원과 이준석 대표는 연일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정 의원이 지난 6일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혁신위 구상을 공개 비판한 이후로 두 사람은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놓고 "자기정치하는 것으로밖에 이해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9일 정진석 의원을 겨냥해 "3일 뒤면 (당대표) 취임 1년인데 1년 내내 흔들어놓고는 무슨 싸가지를 논하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흔들고 가만히 있으면 더 흔들고, 흔들고 반응하면 싸가지 없다 그러고. 자신들이 대표 때리면 훈수고, 대표가 반박하면 내부총질이라고 했다"며 "지난 대선 때 '당 대표를 몰아내자'며 기자들 들으라고 소리친 분을 꾹 참고 우대해서 공천관리위원장까지 맡기고 공관위원 전원 구성권까지 드렸으면 대표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예우는 다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1년 동안 감내한 것은 그래도 정치 한번 바꿔보겠다, 보수정당에 처음 눈길 준 젊은세대가 눈에 밟히기 때문이다"며 "착각들 안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선 승리의 원흉 소리 들을 때도 꾹 참았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의 설전은 10일에도 이어졌다. 정 의원은 오늘 오전 자신의 SNS에 '소이부답'이 적힌 액자 사진을 올렸다. '소이부답'은 "웃을 뿐 대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소이부답은 행동을 하는 것"이라며 "정 의원이 '나 조용히 하겠음'을 글로 올려놓고 조용히 하겠다는 것은 의아한
이같은 두 사람의 갈등이 표면적으로는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신구간 권력 다툼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현주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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