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한국서 러시아 역성…우크라 정치인들 분개"

"우크라이나는 제가 와있는데"
"외교적으로 정부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앞줄 왼쪽 두 번째)와 일행 / 사진 =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의 행보를 비판한 자당 의원들을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7일 이 대표는 "우크라이나 와있는 동안 한국에 계신 분들이 러시아 역성드는 발언들을 많이 하고 계셔서 우크라이나 정치인들이 분개하고 있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었습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제가 와있는데 한국에 계신 분들이 대한민국 정부 입장과 다른 이야기를 해서 그분들이 외교적으로 대한민국 정부를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저는 대한민국 외교부와 정부 입장을 숙지하고 그 범주 내에서 활동 중인데 한국에서는 러시아 역성드는 이야기만 나오니 의아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유일한 동맹 미국의 입장도 러시아 역성 들자는 것 보다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메시지를 내는 것일텐데 다들 자중하시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신을 직접 비판하는 당 내 '친윤계' 의원들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앞서 5선 중진인 정진석 의원은 "전쟁으로 빚어진 인도적 참상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렇더라도 어느 일방의 편을 들기는 곤란하다"며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행을 비판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러시아의 협조가 우리에게는 여전히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친윤계의 이준석 대표 공개 비판이 집권 여당 내 차기 당권 경쟁의 성격을 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다만,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권력다툼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