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글에 박지현 전 위원장 "좋아요"
李 비서출신 백종선 "한 대 맞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출구조사 결과 방송을 확인한 후 굳은 표정으로 국회를 떠나고 있다. 2022. 6. 1. / 사진 = 연합뉴스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한 것에 대한 이재명 상임고문의 책임론을 두고 당내 '친(親)이재명계'와 '반(反)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의 분란이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이원욱 의원은 어제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필요하다면 대표 수박이 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여기서 '수박'이란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이 이재명 고문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을 두고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고 지칭하는 은어입니다.
이 의원은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며 "나를 포함해 모두가 반성하고 쇄신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장문의 글을 올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민주당은 지금 무더위의 여름철보다 훨씬 견디기 힘든 상황"이라며 "무더위에 국민들이 수박을 찾듯이 이 순간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당에서 최소한의 발언이라도 하는 수박이 아닐까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이 글에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좋아요'를 눌렀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에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쳐뒀다"며 "민주당은 책임지지 않고 남 탓으로 돌리는 짓을 계속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친이재명계 인사들은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이 고문 측근 그룹인 '7인회'의 일원인 문진석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번 선거의 패배가 이재명 책임이라고? 그만들 좀 하시죠"라고 적었습니다.
문 의원은 "대통령 취임 23일 만에 치르는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만한 것"이라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 오셔서 총괄 선대위원장을 하셨다고 한들 결과는 별로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고문이 성남시장이던 당시 비서였던 백종선 씨는 '대표 수박' 글을 게시한 이원욱 의원에 "곧 한 대 맞자. 조심히 다녀"라는 댓글을 남기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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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민주당 비대위가 패배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면서 책임 공방은 곧 당권 싸움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친이재명계, 반이재명계뿐만 아니라 586세력 등도 당권을 둘러싼 신경전에 뛰어들면서 민주당 내 또 한 번의 파장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