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 "일갈
"대선 패배 후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 탓"
"새 지도부는 '정당성' 있게 구성되어야"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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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 1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내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주관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자 1대1 토론에서 당시 이재명 경선 후보가 이낙연 후보 옆을 지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
오는 7일 미국 출국을 앞두고 있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37.7%로 광주 투표율이 가장 낮게 나오자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지난 20대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에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나섰던 이재명 인천 계양을 당선인에 대해 책임론을 제기하는 듯한 발언도 내놨습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늘(2일) 오전 페이스북릍 통해 "국민은 민주당에게 광역단체장 5대 12보다 더 무서운 질책을 주셨다"며 "특히 광주 투표율 37.7%는 현재의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제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전국 투표율은 50.9%로 나타난 가운데 17개 시도 중 광주 지역 투표율은 37.7%로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던 지난 20대 대선과 완전히 상반되는 모습입니다. 앞서 지난 대선에서 광주는 81.4% 투표율로 가장 높은 투표 열기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민주당 지지율은 84.82%로 전국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낮은 투표율의 이유로는 민주당의 일당 독주의 폐해와 더불어 대선 패배 후유증과 무력감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국민의힘이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광주와 전남 등 호남에서 민주당에 이어 제 2당으로 올라선 것도 주목됩니다. 광주시장에서는 강기정 민주당 후보가 74.91%로 15.9%의 주기환 국민의힘 후보보다 큰 차이로 승리했고, 전남지사 자리를 놓고도 역시 김영록 민주당 후보가 75.74%로 18.81%를 얻은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보다 월등히 앞섰습니다.
하지만 주기환 후보는 1995년 이후 무려 27년 만에 광주시장 선거 2위에 오른 것이었고,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광주에서 얻은 12.7%도 넘어선 수치입니다. 이정현 전남지사 후보의 득표율 또한 광주에서 역대 최다 득표율입니다. 이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선전한 후보들의 노력을 잊지 않겠다"고 감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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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8일 광주 서구 치평동 주기환 광주시장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제8회 동시지방선거 광주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주 후보에게 운동화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이 같은 상황에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이 그동안 미루고 뭉개며 쌓아둔 숙제도 민주당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울 만큼 무거워졌다"고 평가한 겁니다.
그러면서 "패자가 할 일은 패배를 인정하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해 받아들이며, 그 원인된 문제들을 제거하고, 새로운 단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대통령 선거를 지고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방선거를 치르다 또 패배했다"고 쓴소리를 내뱉었습니다. 덧붙여 "패배의 누적과 그에 대한 이상한 대처는 민주당의 질환을 심화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은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에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쳐두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런 과정을 정략적으로 호도하고 왜곡했다"며 "그런 방식으로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 출발부터 그랬으니 그 다음 일이 제대로 뒤따를 리 없었다"고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나섰던 이재명 인천 계양을 당선인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되는 발언도 전했습니다.
아울러 "책임지지 않고 남 탓으로 돌리는 것, 그것이 아마도 국민들께 가장 질리는 정치행태일 것"이라며 "민주당은 그 짓을 계속했다. 그러니 국민의 인내가 한계를 넘게 됐다. 국민의 실망과 분노가 누적됐다. 민주당의 위기도 누적됐다"고 신랄하게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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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 방송을 확인한 후 굳은 표정으로 나서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
향후 민주당의 행보에 대해서는 "새 지도부와 평가 주체가 정당성 있게 구성되고, 그들의 작업이 공정하게 전개될 것이냐가 당장의 과제"라며 "혹시라도 지도부와 평가 주체의 구성부터 평가 작업의 과정과 결과가 또다시 모종의 정략으로 호도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연신 '정당성', '공정' 등을 강조했는데, 이재명 인천 계양을 당선인이 대선 패배 직후 민주당 텃밭에 출마 선언을 하면서 '
이 전 대표는 "잘못하면 민주당의 위기는 걷잡기 어려울 만큼 커질지도 모른다"며 "동지들의 애당충정과 지성을 믿는다"고 글을 끝맺었습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오는 7일 유학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