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화성-17형 등 3발 섞어 발사…한미, 미사일 실사격 '맞대응'

한미 미사일 공동 대응 4년 10개월만
尹대통령, NSC 주재…"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 등 실질적 조치 이행하라"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지난 24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영상을 조선중앙TV가 25일 공개했다. /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북한이 오늘(2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순방 직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3발을 쏘아 올렸습니다. 한미정상회담 공동 성명에 대한 반발성 무력시위로 보입니다.

이때 ICBM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미사일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처음으로 섞어 쏘며, 한미 미사일 방어망의 무력화를 노렸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이들 미사일은 모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합니다.

또한 미국과 한국, 일본을 겨냥한 '핵선제타격'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윤석열 대통령은 확장억제 실행력의 실질적인 조치를 이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군과 주한미군은 연합 지대지 탄도미사일 실사격을 하는 등 4년 10개월 만에 공동 대응에 나섰습니다.

합동참모본부(합참)은 이날 오전 6시, 6시 37분, 6시 42분경 북한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총 3발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때 가장 먼저 발사된 건 ICBM 추정 탄도미사일로, 비행거리 약 360km, 고도 약 540km, 속도 마하 8.9로 탐지됐습니다.

군 당국은 지난 3월 한차례 실패한 적이 있는 신형 ICBM인 화성-17형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미사일의 시험 발사 성공 여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지만, 군은 1단 추진체 연소가 일정 수준 이뤄졌고 단 분리도 이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해졌습니다.

2, 3번째 탄도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북한 ICBM / 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합참은 두 번째 미사일이 고도 약 20km에서 우리 탐지자산으로부터 소실됐다고 전했습니다. 군 당국은 실패로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 번째 미사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추정되며, 비행거리 약 760km, 고도 약 60km, 속도 마하 6.6으로 탐지됐습니다.

한미 당국과 달리 일본은 두 번째 미사일이 최고 고도 50㎞로 약 750㎞를 변칙궤도로 비행했다면서 세 번째 미사일은 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정상적인 발사 시 미 본토를 겨냥하는 ICBM과 남한 및 주일미군 기지를 사정권으로 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섞어 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국과 한일을 겨냥한 도발 수위를 급격히 올린 것입니다.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확장억제 전력에 '핵'을 명시하고, 북한 핵 공격에 대응하는 연합훈련과 미측 전략자산 적시 전개를 논의하기로 한 데 대한 반발로 해석됩니다.

북한 도발 직후 윤 대통령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한미 정상 간 합의된 확장억제 실행력과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 등 실질적 조치를 이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NSC)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제공

NSC 이후 정부는 별도 성명을 통해 북한의 이러한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불법행위이자 한반도와 국제사회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군과 주한미군도 강력대응에 나섰습니다. 합참은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엘리펀트 워크 및 한미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을 시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한미 미사일 부대는 한국군의 현무-II, 미군의 ATACMS(에이테큼스)를 각 1발씩 동해상으로 연합 지대지미사일 실사격을 했습니다. 북한의 전략적 도발에 대한 한미 군 당국의 이러한 공동 대응은 지난 2017년 7월 이후 4년 10개월 만입니다.

아울러 공군 역시 이와 별개로 전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 지속 추적하며 실제 발사에 대비해 F-15K 30여 대의 전투기가 무장을 장착한 채 활주로에 전개해 지상활주하는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 훈련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이번 우리 군의 무력 시위는 북한의 ICBM 발사 등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와 압도적인 전력으로 도발 원점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군 당국은 북한의 ICBM 발사에 있어 "북한이 스스로 국제사회에 약속한 ICBM 발사 유예를 또다시 파기한 것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위반이자 심각한 도발 행위"라고 칭했습니다.

이어 군 당국은 "추가도발에 대비하여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상시 압도적인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