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허위 선동"…야당 "민간 매각이 '공영화'냐"
오는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급작스럽게 '공기업 민영화' 이슈가 쟁점으로 부상하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해당 이슈를 점화시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저격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저격하는 2컷 만화를 공유했습니다. 해당 만화를 보면 첫 번째 컷에는 '대장동 최대치적'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한 남성이 "민영화 반대"라고 외치며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두 번째 컷에서 이 남성이 "어머니도 민영화 반대죠?"라고 물었고, 여성은 "재명아 정신 차리고 학교 가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예전에 민주당은 선거 때 생태탕 같은 걸 그래도 치밀하게 만들어서 했는데 이번 선거는 막 던진다"며 "이재명 후보는 민영화 선동 말고 제대로 윤석열 정부의 정책 공부하러 학교에 가라"고 비꼬았습니다.
한편, 만화 첫 번째 컷에는 '계양 입주 11일차'라고 적혀 있는데, 이는 이 대표가 이 위원장과 같은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같은 당 윤형선 인천 계양을 후보를 치켜세울 때 사용하는 말입니다. 이 대표는 "계양구에 25일 산 후보와 25년 산 후보, 누구를 선택하시겠느냐"고 경기 분당갑이 아닌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 위원장을 연신 저격하고 있습니다.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 18일 "전기, 수도, 공항, 철도 등 민영화 반대"라는 짤막한 SNS 문구를 쏘아 올렸습니다. 이를 두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발언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김 실장은 지난 17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정부가 갖고 있는 지분 100% 중 40% 정도를 주식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지론을 펼친 바 있습니다.
이에 국민의힘에선 "윤석열 대통령은 전기, 수도, 공항, 철도를 민영화하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다. 대체 어디서 누구랑 섀도우 복싱(상대가 없는 허공에 샌드백 없이 복싱 연습하는 것)을 하시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왔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이 위원장의 '민영화' 반대 메시지를 릴레이로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포함해 기동민·우상호·이인영·김영주·유기홍·박주민·박용진·진성준·강선우 등 10여 명의 의원들은 잇따라 "전기, 수도, 철도, 공항 민영화 반대"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특히 송 후보는 민영화 반대 메시지에 "투표하면 이긴다. 믿는다 송영길"이라는 말을 더하면서 "국민 저항 운동을 제안한다"고도 했습니다. 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전력시장 민간 개방 발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인천공항 지분 민간 매각 의향 발언, 국가기간산업의 민영화는 요금을 올리고 결국 민생을 목 조르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민주당의 움직임을 '허위 선동'으로 규정하며 다시 반격하고 나섰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일 중앙선대위 현장 회의에서 "민주당 인사들이 마치 윤석열 정부가 철도·전기·수도·공항을 민영화한다는 허위조작 사실을 뿌리고 있다"며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철도·전기에 대해 민영화를 내걸 계획이 전혀 없다"고 전했습니다. 덧붙여 "허위 선동을 통해 제2의 광우병 사태, 제2의 생태탕 논란을 일으키려는 정치공학적 목적"이라고도 했습니다.
양금희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과거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광우병 사태, 생태탕 논란 등 허위 사실로 선동을 일삼던 구태를 반복하는 것"이라며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습니다.
민주당은 다시 마이크를 넘겨 받고는 "윤석열 정부의 '몰래 민영화 야욕'이 들통나자 국민의힘은 '선동' 운운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재명 캠프 측 김남준 대변인은 "정곡을 찔려 제발 저리는지 쌍팔년도에나 나올 법한 '선동' 프레임을 꺼내든 것"이라며 "민간에 매각하는 것이 민영화인가 공영화인가. 실없는 말장난에 속을 국민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위원장 본인도 "대통령 비서실장이 말하는 인천공항 40% 민간 매각이 민영화 아니면 공영화냐"고 반문하며 "민영화 주범 국힘은 표리부동 일구이언 식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공항 전기 수도 철도 의료는 민영화 지분매각 안 한다고 공식 약속하면 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
한편,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민영화 관련 질문을 받고는 "갑자기 이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전기·수도·철도·공항 민영화를 새 정부 들어 검토한 적도 없고 검토 지시를 내린 적도 없고 당분간 그럴 생각도 없다"고 논란을 일축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