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피해자, 경쟁 사회 속 부모의 스펙 지도에 휘둘리는 아이들"
↑ 오늘(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논문 의혹'이 연일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조국 전 장관 딸의 입시 의혹이나 나경원 전 의원 아들 논문 이슈보다 열 배 이상 심각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우 교수는 어제(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누가 피해자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한 후보자의 딸 논문 의혹에 오해가 많다는 주장의 글을 올렸습니다.
해당 글에서 우 교수는 한 후보자의 딸이 지난해 고교 1학년 당시 논문 7~8개를 출판한 배경에 대해 설명하며 한 후보자 측의 "딸의 글을 전자문서화하기 위해 오픈액세스 저널에 형식을 갖춰 투고한 것"이라는 해명을 반박했습니다. 그는 한 후보자 측의 해명이 '의혹 축소'에 불과하다며 "저널에 출판된 논문 형식의 글이 논문이 아니고 어떻게 에세이가 될 수 있나"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우 교수는 "일반 논문은 비싼 구독료를 내는 일부 학교나 개인만 볼 수 있지만 오픈액세스는 저널을 구독하지 않는 누구나 볼 수 있는 방식을 뜻한다"며 "오픈액세스라고 해서 논문이 아니거나 저널의 질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온라인 저널', '오픈액세스', '고교생의 글' 등의 표현으로 논문이 아니라는 인상을 주려 한다"며 "논문이 아니라면 굳이 저널에 투고해 출한하려 했을까"라고 반문했습니다.
또한 우 교수는 한 후보자 딸의 논문이 일부만 오픈액세스인 점도 지적했습니다. 그는 "논문을 출판하려면 일반적으로 게재료를 내지만 일부 장사꾼들은 논문 실적을 위해 약탈적 저널에 돈을 내고 기고한다"며 "유학과 입시 등에 스펙을 제시할 때 논문으로 포장하기 위해 저널에 투고해서 출판했을 것이라는 게 합리적인 추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우 교수는 한 후보자 딸의 논문 의혹 중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논문 2편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들 논문과 관련해 "고교생이 인공지능 연구로 좋은 결과를 내고 학회에 발표한다면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라면서 "작년 12월과 올해 2월 연달아 고교생이 이런 주제를 선정하고 발표하는 게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한편 우 교수는 이러한 의혹들을 제기하면서도 한 후보자 딸에게 향하는 비난의 화살은 거둬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는 "조국의 딸이나 나경원의 아들이나 혹은 어느 고교생이나 마찬가지"라며 "지나치게 경쟁적인 사회에서 나고 자란 우리 아이들을 잘못된 길로 이끈 건 부모와 사회"라고 비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진정한 피해자는 이 거대한 경쟁사회 속에서 부모의 스펙 지도에 휘둘리는 아이들, 그리고 그런 찬스는 꿈도 꾸지 못하는 아이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상처를 받는 국민들"이라며 "말로만 선진국이 아니라 정말로 우리 사회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 싶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