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한국 소프트파워 시작점 BTS"
음악콘텐츠협 "BTS 적용 대상 돼야"
"군대 손해인 거 아는구나" 반응도
↑ 그룹 방탄소년단(BTS) / 사진 = 빅히트뮤직 |
BTS 병역특례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는 모양새입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직접 BTS에 대한 병역특례를 호소한 가운데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차라리 '기여면제제도'를 만들라"며 이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청년 남성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싸늘한 반응이 나왔습니다.
박 대변인은 4일 황 장관을 겨냥해 "아픈 사람은 군대 보내자면서, 아득바득 사회복무요원으로 강제 차출해 어떻게든 부려먹고 있으면서, BTS는 국익에 도움 되니 면제해주자는 게 이치에 맞다 보시냐"며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어제(3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한 내용도 거론했습니다. 허 의원은 정 후보자의 아들에 대해 "군대 갈 때만 아프고 평상시는 멀쩡하냐"며 "이런 말을 병원에서 뭐라고 하냐. 나이롱 환자라고 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2010년 현역 판정을 받고 2015년에 재검을 거쳐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으로 판정이 달라진 것이 수상하다는 취지입니다.
정 후보자는 이에 대해 "추간판 탈출증은 보통 4주에서 6주 이내에 완전히 통증이 없어지고 그러고 나서는 계속해서 재발을 한다"며 "추간판 탈출증 중에 등산도 하고 골프도 치고 많이 하지 않나, 평소에는"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처럼 한편에서 군 복무 의무를 강조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BTS에 대해서는 병역특례를 주장하는 모습이 이질적이라는 지적으로 해석됩니다.
아울러 박 대변인은 "다른 분야도 권위 있는 대회나 상훈은 얼마든지 있고 국익에 도움 될 여지가 다분한데, 다른 분야는 왜 차별하나"라며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막연한 기준으로 면제 항목 신설하다 현역병 판정률 100%를 넘겨 군대를 환자로 채우는 게 목표인가. 차라리 '기여면제제도'를 만들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국가에 도움 되니까 20대 남성이 양해하라'는 국가주의적 사고를 강요하는 것보다야, 돈이라도 걷어 불쌍한 장병들 나눠주는 편이 낫지 않겠나"라며 "하찮음의 대가로 군대 가는 사람은 없다. 누군가는 해야 할 역할이기 때문에 이 악물고 감수하는 희생이고 헌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BTS 병역면제는 그런 남성 전체를 '하찮음의 대가'로 군대 가는 사람 취급하는 처사"라고 덧붙였습니다.
기여면제제도는 돈 내고 군대 안 가는 제도를 말합니다. 한반도에서는 고려와 조선시대 때 군역을 대신해 돈이나 쌀, 옷감과 같은 물품으로 대체하기도 했습니다. 백골징포 등 폐단이 커지면서 조선 후기에는 균역법이 시행되기도 했습니다.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사진 = 연합뉴스 |
황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한 이유는 최근 방탄소년단 일부 멤버의 군입대를 앞두고 찬반양론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말 문을 열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소프트파워를 통해 전 세계 곳곳에 가장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세계사적으로 유일한 국가가 되었다면서 "그 시작점에 BTS가 있고, 또 오징어게임이 있고, 기생충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오늘날 대중문화예술인은 국위선양 업적이 너무나 뚜렷함에도 병역의무 이행으로 인해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분명한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의 생산유발 효과는 콘서트 1회당 1조 2,000억 원에 달하며 해외 유수의 음악상을 석권하는 등 세계를 울리는 문화적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병역특례 규모가 2019년 기준으로 최근 10년간 약 13만 4천 명이며 이 가운데 예술·체육요원은 484명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대중음악계는 대체로 환영한다는 분위기로 알려졌습니다. 최광호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사무총장은 "대중문화예술인이 병역특례 제도에 추가돼야 한다"면서 "BTS가 적용 대상이 돼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BTS 멤버인 진은 내년에는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데, 6개월의 제도 공포기간을 고려하면 적어도 6월 이전에는 국회를 통과해야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황 장관도 임기를 얼마 안 남기고 기자회견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반면, 청년 남성들이 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온라인 커뮤니티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오후 5시 기준 조회수 20여만
관련 보도를 링크한 또 다른 글에는 "군대가면 손해라는거 알고있구나", "어이가 없다" 등의 의견이 게재됐습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