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문 공약’ 사라지거나 대폭 수정
‘병사 봉급’ 2025년 시행…자산형성 프로그램 포함해 200만 원
‘여가부 폐지’ 정부조직법 개정안 미포함
↑ (왼쪽부터)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병사월급 200만 원' 단문 공약. / 사진=연합뉴스, SNS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대선 후보 시절 공약한 이른바 ‘한 줄 공약’이 새 정부 국정과제 목록에서 자취를 감쳤습니다.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봉급 월 200만 원’ 등의 공약이 빠지거나 대폭 수정된 겁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3일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습니다. 국정과제를 전달받은 윤 당선인은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해달라고 부탁드렸다”며 “국정과제 선정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실천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전달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국정을 잘 이끌겠다”고 말했습니다.
국정과제 최종안에서 윤 당선인의 ‘병사월급 200만 원’ 공약은 ‘취임 후 즉시’ 시행에서 ‘임기 4년 차’ 시행으로 수정됐습니다. 인수위는 “임기 4년 차인 2025년 병장 기준으로 병사 봉급과 자산형성프로그램을 더해서 월 200만 원을 실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자산형성프로그램은 문재인 정부의 ‘장병내일준비적금’과 유사하게 병사들이 일정 봉급 적금 시 국가에서 일정액을 보전해주는 금융상품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현 정부의 병사 지원 제도와 큰 차별화 된 점이 없다는 점, 2025년에 실현된다는 점 등 군 입대를 코앞에 둔 20대 남성 청년들에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에 보수성향 남성들이 주로 찾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뒤통수 맞은 기분” “이건 공약 수정이 아니라 공약 폐기랑 똑같다. 다른 후보들도 군인 월급 200은 기본적으로 다 있었지만, 차이점은 기간이었다” “이재명 후보 공약은 매년 35만 원씩 최종 월급 200만 원으로 인상한다는 것이고, 윤석열 후보 공약은 취임 즉시 200만 원이었는데, 이걸 보고 윤석열 후보 뽑은 내 처지가 유머”라며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은 아예 국정과제에서 빠졌습니다. 안 위원장은 “일단 현재 정부조직을 그대로 물려받아 운영하면서 실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 하면 국민을 위해 더 좋은 개편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점검하는 기간으로 삼겠다”고 했습니다. 인수위 측은 학교 밖 청소년과 한부모·다문화가족, 범죄피해자 보호·지원 시스템 확립 등 여가부 역할을 명시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7일 대선 후보 시절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문 메시지를 통해 공약을 제시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당내 경선에서 여성가족부 ‘개편’ 약속에서 ‘폐지’로 한층 더 강화한 겁니다. 해당 공약은 강경 보수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2030세대 남성 공약에 시동을 걸며 정체돼 있었
하지만 국정과제 목표에 윤 당선인의 핵심 공약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자, 입법 및 재원마련 등 이행 수단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그 배경에는 6월 지방선거 이전에 논란을 일으킨 공약은 통째로 제거해 정치적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