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는 정책보다는 의혹 난타전만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자녀 의대 편입 의혹과 아들 병역 문제 등을 짚으며 후보자 사퇴 압박에 나섰다. 하지만 정 후보자는 "근거 없는 의혹"이라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정책과 관련된 질의는 사실상 전무했다.
정 후보자는 이달 딸·아들의 경북대 의대 학사 편입 의혹에 대해 "구조 자체가 아빠 찬스를 절대로 쓸 수 없는 구조"라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의 딸과 아들은 각각 2016년(2017학년도 전형), 2017년(2018학년도 전형) 경북대 의대 편입 전형에 합격했다. 정 후보자는 당시 각각 경북대병원 부원장, 원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이에 자녀들이 '아빠 찬스'로 합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6∼2020년 경북대 의대 학사 편입생 중 부모가 같은 학교 의대 교수인 경우는 정 후보자가 유일하다"며 "편입 전형을 진행한 의대 22곳 중 정 후보자 아들·딸 모두 경북대 의대에 지원해 합격하는 특별한 우연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고영인 의원도 "2017년 편입 전형에 (지원했다가) 실패한 아들이 2018년 그 전년에 없던 지역인재 특별전형으로 합격했다"며 "(해당 전형이) 도입될 당시 경북대 의대 교수 10명이 기획위원회를 만들어 입학 전형을 지휘했다"고 말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인맥을 이용한 기획이었다면 여러분의 자녀가 들어왔을 것"이라며 "그런 근거 없는 의혹을 위원님이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편입에 대해 다른 교수들에게 이야기하지도, 할 수도 없었다"며 "아이들이 떨어질 때를 대비해 부끄러워서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청문회는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사퇴 기자회견 직후 열린 만큼 정 후보를 겨냥한 사퇴 압박도 가해졌다.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후보자가 이렇게 버티는 이유는 협상용으로 '버리는 카드'로 사용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봤느냐"며 "결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후보자는 중요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서 해명 자료만 60건 안팎으로 내고 있다"며 "이것만으로도 사퇴 각"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정 후보자는 "제기된 의혹들에도 불구하고 도덕적·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이날 청문회 질의는 의혹 위주로 진행됐지만, 사전 질의는 구체적인 정책에 관한 질문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정 후보자는 사전 답변에서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 제도가 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할 가능성을 짚으며 '합리적 원칙'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제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묻는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기업 경영의 자율성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정 후보자는 사전 답변을 통해 올 연말 종료되는 건강보험 재정 국고지원을 상시화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도 제시했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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