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조율 중…‘이동 거리’ ‘분위기’ 고려
황교익 “실패한 일 다시 하려는 이유 무엇인가”
↑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지난 2012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배우자 만찬을 갖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내달 21일 윤 당선인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만나 첫 한미정상회담을 치르게 됐습니다. 정상회담은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만찬은 국립중앙박물관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이명박(MB) 정부 당시 일을 언급하며 “이미 실수 혹은 실패로 확정된 일을 다시 하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비판했습니다.
황 씨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12년 3월) 이명박 (정권) 때 김윤옥(이 전 대통령 부인)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찬을 열자 문화계 인사들이 이에 대해 격하게 비판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2012년 김 여사가 여러 국가 정상들의 부인들을 국립중앙박물관에 초청해 만찬을 연 것을 비판하는 기사를 공유했습니다. 당시 서울시문화재위원으로 역사학자인 전우용 씨는 “박물관은 어두침침하다. 빛조차 유물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온도, 습도, 냄새는 말할 것도 없다. 어떤 사람이 박물관 전시실에서 국보급 문화재들을 늘어놓고 만찬을 하겠다고 하면, 그가 누구든 ‘미친 사람’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한 내용 등이 담겨 있었습니다.
황 씨는 또 다른 게시물을 통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 초청 만찬 자리를 못 찾아서 난리가 난 모양”이라며 “청와대는 안 쓰겠다고 했고, 국립중앙박물관을 검토한 모양인데 이명박 때에 여기서 만찬을 열었다가 여론이 좋지 않았던 일을 기억하지 못했나 보다”라며 혀를 찼습니다.
이어 “제가 윤석열 정부의 미국 대통령 초청 만찬에 어울릴 만한 장소를 알려드리겠다. 워커힐(호텔)”이라며 “여기는 박정희(전 대통령이)가 미군을 위해 허겁지겁 만든 곳”이라고 했습니다. 또 “워커힐의 워커는 한국전쟁 중에 전사한 주한 유엔 지상군 사령관 이름”이라며 “윤석열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처럼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건설되었다. 실제로 1966년 존슨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에 한미 정상 만찬이 워커힐에서 열리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황 씨는 최근 윤 당선인 측이 취임식 만찬 장소로 신라호텔을 선정해 ‘혈세 낭비’ ‘초호화 취임식’ 논란을 빚은 것을 겨냥해 “대통령 취임식 만찬을 신라호텔에서 하는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초청 만찬을 워커힐호텔에서 못 할 것은 아니다”라며 “윤석열(당선인)이 좋아하는 박정희의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도 들고, 좋지 않나”라고 비꼬았습니다.
↑ 국립중앙박물관. / 사진=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
한편, 윤 당선인 측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새로운 대통령 집무실에서 개최한 이후 근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하는 방안을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청와대는 정상회담은 본관에서, 만찬은 영빈관에서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이 취임 후 청와대 전면 개방을 약속한 만큼 의전, 경호 등의 이유로 여러 제약이 따라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영빈관을 대체한 유력한 장소로 국립중앙박물관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국방부 청사와 거리가 가깝고 우리나라의 주요 문화재가 총망라해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한국전쟁에 참전한 용사들의 명부가 봉안돼 있는 전쟁기념관 또한 후보 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