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북한은 역대급 규모의 열병식을 통해 현대화된 군의 위용을 과시했습니다.
화지만, 화려함 이면에 계층별 군 복무 차별과 뇌물 비리 만연으로 군 기강 해이는 심각하다고 합니다.
외교안보팀 임성재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북한에서도 군 복무는 사회 진출에 중요한 절차 아닌가요?
【 기자 】
과거에는 입대가 노동당 입당과 사회적 출세의 기본 바탕이었습니다.
우리가 고위직에 오를때 병역 문제를 따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하지만, 1990년대 극심한 경제난이 닥치면서 현재까지 위상이 바닥을 친 상황입니다.
특히나 김정은 시대 들어 군 복무가 '계층 상승의 사다리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김일성·김정일 시기 90%였던 전역 후 입당 비율은 30% 정도까지 축소됐다고 합니다.
여기에 상류층 자녀는 소위 좋은 보직에 가는 현상이 만연하면서 군 복무를 피하게 되는 겁니다.
【 질문2 】
고위 간부의 아들이면 편한 보직을 받는 다고요?
【 기자 】
네, 2010년대 강원도에서 군 생활을 한 탈북민을 만나봤습니다.
북에서도 선호 복무지가 있는데, 평양에서 가깝다거나, 북중 접경지역에서 부업을 할 수 있는 경우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상류층의 몫일 뿐이라고 합니다.
▶ 인터뷰 : 탈북민 (2013년 제대)
- "부모만 잘 만나면 좋은 데로 갈 수 있습니다. 호위국, 공군이라든가 중요 업무에 나가는 거고, 출신 성분이 안 좋으면 잘 나고 뛰어나도 강원도 제일 끝자락으로 보내는 거죠."
북한인권정보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상류층의 경우 인맥·뇌물을 이용해 위탁 대학 연수로 빠지는 특례 성격의 복무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 질문3 】
우리로 따지면 아빠찬스군요.
일반 복무자는 상당히 박탈감이 크겠습니다. 군 내 뇌물도 만연하다는 얘기가 있어요?
【 기자 】
네, 안 그래도 의무 복무 기간이 10년 안팎인 북한에서 외출·외박이 정말 중요하겠죠.
하지만, 이마저도 뇌물이 든다고 합니다.
고향에서 보내주는 돈을 상관에게 쓴다는 설명입니다.
▶ 인터뷰 : 탈북민 (2013년 제대)
- "군관들이 허락을 해줘야 나가지 않습니까? 부모님들 돈을 가지고 있다 하면 돈을 주는 거죠, 담배를 사주든가 술을 사주든가 아니면 현금으로 지불해주고…."
감정 제대, 우리에게는 조기 제대를 말하는 건데요.
이를 위해서 군 의관한테 뇌물로 담배 한 보루를 줬다 이런 증언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 질문4 】
군 기강 해이가 이만저만한 게 아니네요. 입대를 꺼리게 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고요?
【 기자 】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송화지구 등 건설 성과를 크게 자랑했죠.
그런데 이런 건설 작업에 북한군이 동원되기 일쑤라고 합니다.
이른바 '총 한 번 안 쏴본 군인'으로 작업에만 동원되는 건데요.
농촌·탄광 등 험지에 배치되는 것을 피해 차라리 입대를 선택하기도 하지만, 군에서도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건 마찬가지인 셈입니다.
【 질문5 】
북에도 이에 반발하는 젊은 세대들이 많을 텐데, 당국 입장에서는 고충이겠습니다.
【 기자 】
그런 맥락에서 최근 김정은 집권 들어 군의 사상적 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불시에 잠에서 깨워 유일사상 체제 원칙을 암기하라고 하는 식입니다.
하지만, 젊은 층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일 겁니다.
▶ 인터뷰 : 이승주 / 북한인권정보센터 연구위원
- "청년 계층에서는 외부 문화를 접하고 입대를 하는 경우도 상당한데, 입대를 한 이후에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현실을 깨닫고 군 복무 회의를 느끼는 경우 많은 것…."
그 결과, 군 복무를 겪고 탈북을 결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전언입니다.
【 앵커멘트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영상취재 : 김지웅 VJ
영상편집 : 김혜영
그래픽 : 박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