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심야 열병식 이야기 계속 이어가 보겠습니다.
외교안보팀 임성재 기자 나와 있습니다.
【 질문1 】
화려한 열병식 속 다양한 무기들이 공개됐습니다. 어떤 무기가 가장 위협적인가요?
【 기자 】
일단, 가장 눈에 띄는 건 '화성-17형'입니다.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 내에 둬 '괴물 ICBM'으로 잘 알려진 무기죠.
지난달 북한은 발사 성공을 주장하며 영화 같은 영상까지 만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우리 군은 당시 '화성-17형'이 아닌 '화성-15형' 즉 구형 미사일을 쏜 것에 불과하다며 발사 실패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를 의식이라도 한 듯 열병식에서 '화성-17형'을 공개했는데, 의심의 시선을 일축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 질문2 】
신형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SLBM 등 개량된 무기들도 주목해야 한다고요?
【 기자 】
네, 직접 사진으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육안으로도 지난해 1월 열병식에서 공개된 SLBM에 비해 길고, 탄두 부분이 커진 것이 확연하게 나타납니다.
사거리를 늘리고, 여러 개 탄두를 장착할 수 있도록 성능 개량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 러시아·중국 정도만 전력화한 극초음속 미사일 두 종류, 신형 대전차 차량 등도 눈에 띄었습니다.
【 질문3 】
무기도 무기지만, 김정은 연설에서 등장한 '근본 이익'이라는 단어도 심상치 않습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 기자 】
네, 이번 연설에서 '근본 이익'이라는 단어가 수차례 반복됐죠.
그간 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은 핵 무력을 '전쟁 억제력' 수단이라고 주장해 왔는데,
그 범위를 비군사적인 상황, 가령 '대북 제재'에 대한 맞대응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핵 위협을 노골화했다는 평가입니다.
마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미국과 NATO에 취하는 입장처럼 보이는 대목입니다.
【 질문4 】
이번에 공개된 사진 중 눈길을 끄는 게 부인 리설주 여사입니다. 열병식에 등장한 건 오랜만이죠?
【 기자 】
네, 부인 리설주가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낸 건 4년 만입니다.
하얀 옷을 입고 김 위원장과 함께 의장대 사열을 하며 높아진 위상을 과시했는데요.
이번 달 초 대남 비난 담화를 내놓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열병식 녹화 중계 등을 통해서 추가로 모습이 포착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 질문5 】
김정은 위원장의 복장도 다른 때와는 좀 다르던데요?
【 기자 】
네, 김 위원장까지 일반적인 인민복이 아닌 원수 계급장을 단 흰색 '군복'을 입고 등장했습니다.
공식 자리에 김 위원장이 원수복을 입은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김일성 주석이 1953년 7월 휴전협정 직후에 평양 전승 열병식에서 흰색 원수복을 입은 적이 있습니다.
때문에 할아버지를 연상하게 하는 통치술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 앵커멘트 】
공개된 장면들을 보니, 밤 늦은 시간 대규모 열병식을 열다보니 조명이나 불꽃놀이 등 효과가 극대화된 측면이 있네요.
임 기자, 밤새 취재하느라 고생했습니다.
영상편집 : 최형찬
그래픽 : 최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