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정호영, 사퇴해야…면접관 친하니 알아서 했을 가능성"

"법리적 판단 아닌 정무적 판단이 중요"
"자진사퇴하고 수사 통해 결백 입증해야"
"청문회 오면, 봐주지 않겠단 마음 있어"

尹 당선인 측 "청문회에서 판단해 달라"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을 해명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적으로 요구했습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1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정호영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본인은 굉장히 억울할 수도 있는데, 제 생각에는 억울하더라도 자진 사퇴하는 게 맞다"며 "이 사안을 판단할 때는 법리적 판단이 아니라 정무적 판단이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후보자의 이른바 '아빠 찬스' 논란이 법리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수 있다면서도 자진 사퇴를 촉구한 겁니다.

그러면서 정 후보자의 논란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정 후보자 딸의 구술 면접이라고 봤습니다. 하 의원은 "(구술 면접을 평가한) 세 사람이 다 (정 후보자와) 친한 사람들이라는 것 아니냐"며 "영향력을 행사 안 했을 수는 있다"면서도 "친한 관계에서는 알아서 했을 수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자식들 의대 편입하는데 있어서 본인의 사회적 자산, 정 후보자의 사회적 자산이 작용했을 수가 있고 그 부분은 국민들 눈높이에서 볼 때는 불공정한 것"이라며 "해법은 자진 사퇴하고 대신에 철저하게 수사 요청을 해서 결백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 의원은 "수사하게 되면 본인과 친분 있는 교수들 간에 문자 소통, 전화 기록이 있었는지 이런 게 다 나오지 않겠냐"며 "제일 안타까운 것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불명예 사퇴하는 것일 수 있어서 명예회복 할 수 있는 길을 스스로 만들어야 된다. 그러려면 철저한 수사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의대 입학과 관련한 전수조사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하 의원은 "이번 일은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데 본인이 영향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영향권 안에 있는 사안"이라며 "이번 기회에 의대나 과거 의전원 해당 학교에 장으로 있거나 교수로 있거나 하면서 자식들이 입학한 사례에 대해 전수조사를 해서 원칙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하 의원은 "우리 의원들은 철저하게 하겠다, 봐주지 않겠다는 마음이 있다"며 정 후보자가 청문회까지 하게 될 경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의원들도 봐주지 않을 것이라 경고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 사진 = 공동취재

한편, 윤석열 당선인 측은 "국회 청문회의 검증을 지켜봐 주면 좋겠다"고 전하며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는 없음을 내비쳤습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어제 회견을 통해 정 후보자가 국민 앞에서 모든 것을 열고 확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교육부 감사, 병원 재검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면 수사까지 스스로 의뢰하겠다고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이 검증의 시간은 국회 청문회로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국민께서 많은 궁금증을 가지시는 것들을 계속해서 건전하게 제기해주시고 법적으로 보장된 청문회 자리를 통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적합한 적임자인지 판단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정 후보자의 해명 기자회견을 본 윤 당선인의 반응이 어땠냐는 질문에는 "별다른 말씀은 따로 없었고, 차분하게 과정들을 지켜보고 있다", 정 후보자 외에도 여러 후보자에게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실상 검증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는 "당선인 신분에서 인수위에서 하는 검증의 시스템이 완벽하다고 자평할 수 없다. 다만 역대 어느 정부의 인수위 시절보다 가장 세밀한 검증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