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총선, 86세대 퇴진 주목보단 새로운 세대 등장 중요"
서울 최다득표율 비결은 "지역 주민과 신뢰‧유대관계"
'생활정치' 실현…"걸어서 이용 가능한 실내 수영장 설치"
<지역구인 강북구에서 초중고를 나와 ‘생활 정치’를 강조해 온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 의원은 지역구 한 주민이 “할 말은 하고, 할 일은 하는 국회의원”이라고 했던 칭찬을 잊을 수 없어 이 문구를 재선 선거 구호로 삼았습니다. 실제, 박 의원은 해당 선거에서 민주당 내 서울시 최다 득표율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세대 교체’를 기치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도전하기도 했습니다. 박 의원을 만나 최근 정치권의 화두가 된 정치 교체와 생활 정치에 대한 소신을 들어봤습니다. 인기척은 [인]턴[기]자가 [척]하니 알려드리는, MBN 인턴기자들의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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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할 말은 하고, 할 일은 한다'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정치인이 되고자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
Q. 지난 대선, 정치교체가 화두였습니다. 이런 정치교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요?
박용진 의원(이하 박 의원): 정치교체는 다당제로 가기 위한 제도 변화라고 봐요. 정치교체를 논하는 과정에서 제왕적 대통령제를 없애기 위한 개헌 관련 이야기도 나왔는데, 의미 있는 화두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정치교체는 오래된 화두이자 묵은 과제였습니다. 한국 정치의 변화 없이 한국 사회 역시 변화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정치의 틀과 제도적 변화가 필요한 거죠. 그런데 여기서 답답한 부분은 민주당은 왜 대선에 와서야 이런 변화를 주장한 걸까요? 또, 민주당이 대선 이후에도 이에 대해 특별히 힘을 들이지 않는 것 같아요. 정치교체는 훌륭한 화두이지만 현재 답답한 정치판입니다.
Q. 정치권에선 ‘86세대 퇴진’과 정치교체가 같은 의미로도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86세대에 대한 평가를 해주신다면?
박 의원: 86세대는 한국 정치에 매우 중요하고 핵심적인 역할들을 했습니다. 반면에, 86세대는 한국 정치의 정체된 모습을 대표하는 것이기도 하죠. 최근 김영춘, 최재성 등 86세대 선배들의 은퇴 선언을 시작으로 사실상 86세대의 정치적인 퇴진, 역사적인 퇴진이 시작된 것이라고 봐요.
Q. 그렇다면, 다음 총선에서는 86세대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도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박 의원 : 현재 민주당에 중요한 건 ‘86세대들을 상징하는 이들의 퇴보 보다는 86세대 이후 새로운, 준비된 세대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에 있다고 봐요. 다행히 지방선거에서 도전하려는 새로운 세대들이 꽤 있습니다. 민주당이 30% 청년 공천 할당제를 실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노력 속에서 다음 총선에서 86세대가 얼마나 물러나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새로운 세대를 대표할만한 이들이 얼마나 나타나는지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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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MBN 디지털뉴스부 인턴 기자들을 만나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Q. 지난 대선 패배로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습니다.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세요?
박 의원: 우리 당이 왜 졌을까 생각하면 변화의 각이 나옵니다. 지금 민주당은 ‘깜깜이 선거’에 들어갔던 지난 5일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 적은 표 차이로 질 수 있었을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그런 고민이 아니라 ‘지난 5년 동안 무슨 일을 했기에, 5년 만에 정권교체를 당한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민주당의 패배는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가 아닙니다. 민주당은 국민에게 약속했던 것을 못 했습니다. 민주당이 야당이었을 때 인사청문회 관련 5대 기준, 7대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여당이 되자 이에 대한 보고서도 채택하지 않고 임명한 게 30건이 넘습니다. ‘조국 전 장관 논란’의 핵심은 많은 사회적 논란에서 도덕적, 정치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들이 있어도 ‘우리 편이니까 괜찮다’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부동산 문제 역시 실패했고, 민생문제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조국 논란, 위성정당 등과 같이 원칙에 어긋나는 걸 알면서도 상황 논리를 들면서 행해왔습니다. 결국 소탐대실했기 때문에 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원칙과 국민의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Q. 6.1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민주당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박 의원: 지방선거가 50일 조금 안 남았는데, 그 정도면 정치권에선 천하가 세 번 바뀔 수도 있는 시간이에요. 민주당의 지방선거를 불리하게만 생각하고 있는데,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봐요. 민주당이 변화했고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민주당에 실망해 지난 대선 투표를 하지 않았거나 윤석열 후보(현 대통령 당선인)를 찍은 이들이 돌아올 수 있습니다. 또, (국민의힘에 대한) 견제 심리나 민주당에 대한 신뢰 회복이 모일 수도 있습니다. ‘민주당이 변하고 있어요, 달라지고 있어요’를 보여줘야 합니다.
Q. 최근 민주당에 ‘2030 여성’ 입당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입당 현상은 어떻게 보시나요?
박 의원: 선거를 안타깝게 지거나 답답해하는 상황이 생기면 지지층들이 결집하거나 행동을 하게 됩니다. 이런 심리가 입당이나 후원금 행동으로 연결되죠. 2030여성들의 (민주당에 대한) 집단 입단 과정은 민주당에 대한 새로운 발견일 수도 있고 기대심리와 응원일 수도 있다고 봐요. 그런 지지와 응원에 맞게 민주당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태도를 보여줘야죠. 이전과 같은 기득권이나 사회적 강자들을 위한 태도를 보이는 게 아니라 약자들을 위한 정당, 청년들이 지지할 수 있는 정당, 아이를 낳고 아이를 위한 육아 휴직, 출산 휴가 등을 쓸 때 눈치를 보지 않는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새로운 세대의 입당 현상이 당의 좋은 자극이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박 의원은 ‘지역에서 인기 있는 국회의원’으로 유명합니다. 박 의원은 지역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실내 수영장 확대’로 대표되는 ‘생활 정치’가 지역 주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지역 내에 있는 도봉세무서 재개발 과정에서도 스포츠센터와 보건소 같은 생활 편의시설을 입주시키기로 했다”고도 했습니다. 박 의원은 또, “22년 동안 강북구에서 생활정치를 같이 해오고 있는 최선 강북구청창 민주당 예비후보와 의기투합해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박 의원: 지역 관리보다는 강북구에서 초중고를 다니며 20년 넘게 살아오다 보니 자연스러운 신뢰관계와 유대관계가 생겼다고 생각해요. 사실, 제가 ‘할 말은 하고, 할 일은 한다’는 신념을 갖고 의정생활을 하다 보면, 욕과 막말 섞인 문자 폭탄을 자주 받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기분이 좋지는 않은데, 지역 주민들을 만나면 힘이 납니다. 출근길 지하철 인사를 자주 나가는데, “박 의원 나왔네”하고 손 흔들어주시는 시민분들을 통해 행복을 느낍니다. 지역 관리라기보다는 내가 이분들에게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뿌듯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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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을 지지하는 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더욱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습니다. |
Q. ‘재벌 저격수’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별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박 의원: 대한민국 최강자는 재벌 총수들이라고 생각해요. 죄를 지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고, 수사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설렁설렁 수사를 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들의 위법과 사익 추구를 위한 불법 행위가 한국 경제의 기본을 흔드는 것을 좌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강한 사람들에게도 ‘할 말은 하고, 할 일은 한다’고 붙여주신 별명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재벌 총수 일가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지만 우리나라에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이 10개 이상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정당한 기업 활동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야죠. 스타트업을 유니콘 기업으로 키우고,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을 키우는 정책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그들이 낸 세금으로 대한민국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고, 강북구와 같은 저개발 지역도 많은 지원이 가능하니까요.
Q. 박 의원께서 발의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안’도 같은 맥락이라고 봐야겠군요.
박 의원: 해당 법은 금융지주 회사들의 회장들이 국민적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경영을 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은행은 우리에게 돈을 빌려줄 때 싼 이자로 빌려와서 더 높은 이자를 받아 이익을 얻습니다. 예대 마진이라고 하는데, 공공성이 아주 강한 산업이죠. 그런데, 회장이 은행의 주인도 아니면서 주인처럼 행동하고 자기가 추천위원회를 만들어 자신을 추천해 연임하고 이런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청년정책에도 관심이 많으시죠? ‘n포 세대’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청년들이 절망하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박 의원: 청년들의 고민이 다른 세대와 특별히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일자리, 내 집 마련, 내 차 마련, 가족 형성, 가족 건강 등이 고민인데 청년들에게 제대로 된 처우와 준비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 잘 마련되어 있지 않으니 절망하게 되고 희망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청년 적금’은 괜찮은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청년들이 열심히 일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해야 합니다. 내 집 마련은커녕 집값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우리 청년 세대들에게 기회의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그렇다면, 박 의원께서는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지요?
박 의원: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청년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분들이 요구하는 제도적 개선을 관련 상임위에 적극적으로 제안하기도 했죠. 청년 정치의 경우 당사자인 청년들이 입당해야 합니다. 자기 세대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주체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이때 가장 힘든 게 금전적인 부분인데,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제가 법을 내 구‧시의원 모두 선거 때 최대 50%까지 후원을 받을 수 있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에서 통과됐어요. 이번 지방선거부터는 후원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 민주당은 빨리 다음 세대들을 키울 준비를 해야 해요. 당헌 당규에 청소년 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청소년 때부터 정치 리더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며, 갈등과 대립과 같은 충돌을 방지해가며 위기를 관리할 줄 아는 능력이 정치인이 가져야 하는 덕목이기 때문이죠.
Q.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으신가요?
박 의원: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 보면 기분이 좋은 정치인이 되고
[고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ogijeong@gmail.com]
[이지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mat1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