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자녀, 아빠 병원서 자원봉사…의대 편입 스펙 '아빠찬스' 논란

정호영 진료처장 병원서…딸·아들 같은 날 봉사
봉사활동 점수, 경북의대 편입학 서류에 반영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 사진=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딸과 아들이 경북대 의대에 학사 편입하기 전 아버지가 병원장으로 재직하던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이력은 경북대의대 학사 편입 서류과정 기준에 포함됐습니다.

오늘(14일)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북대로부터 제출받은 정 후보자 자녀의 의대 편입 전형 심사 기록에 따르면 정 후보자의 딸과 아들은 경북대병원에서 환자 이송 및 검사실 안내 지원 등의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김 후보자의 딸은 2016년 12월 ‘2017학년도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학 전형’에 합격한 가운데, 지원 서류 중 하나인 자기 기술서 ‘사회활동 내역’에 2016년 1월 11~15일, 7월 25~29일 두 차례에 걸쳐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다고 기재했습니다.

2018년에 편입한 아들은 2015년 1월 19∼23일, 2016년 1월 11∼15일, 7월 25∼29일 경북대병원에서 환자 이송 지원과 물품 정리 등의 봉사활동을 했다고 기술했습니다. 딸과 아들이 동일한 시기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한 것입니다.

이들의 봉사 기록은 경북대의대 편입을 위한 서류 평가에 반영됐습니다. 2017~2018년 경북대의대 편입 요강에 따르면 1단계 전형 총점 500점 가운데 서류전형은 200점을 차지하며, 자기기술서 등에 근거해 전공교육 성취도, 의학적성 및 발전가능성, 전공소양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봉사활동은 서류면접 ‘전공소양’ 기준에서 ‘봉사자 혹은 리더로서 활동과 경력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이들의 봉사활동은 경북대의대 학사 편입을 염두에 두고 진행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 후보자는 2015~2016년에는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을 맡았고, 2017년 8월 병원장에 취임했습니다. 이에 자신의 근무지에서 자녀가 의대 편입 스펙을 쌓을 수 있도록 ‘아빠 찬스’를 사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한편, 정 후보자는 전날(13일) 자녀들의 편입 논란과 관련해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학사편입 모집 요강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부정의 소지 없이 편입했다”며 “자세한 사항은 청문회를 통해 설명드리겠다. 후보자 가족에 대한 개인정보 보호도 함께 고려해달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