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발표를 두고 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인수위를 취재하고 있는 국회팀 이현재 기자 나와 있습니다.
【 질문 1 】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아무래도 원희룡 전 지사의 국토부 장관 발탁입니다.
정치권에서 한때 원 전 지사 홀대론까지 나오기도 했는데요?
【 기자 】
네.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국토교통부 장관 지명은 어제 발표 중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이제는 원 전 지사가 아니라 원 후보자로 호칭을 변경하겠습니다.
원 후보자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중 유일하게 윤석열 당선인 캠프에 직접 들어가 지원을 했습니다.
선대본부에서는 정책본부장을 맡았는데, 경선에서 생긴 대장동 1타 강사라는 별명에 걸맞게 대장동 의혹을 집중적으로 캤습니다.
▶ 인터뷰 : 원희룡 /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지난해 10월)
- "아파트 개발을 하려고 이재명 전 시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만들었는데 거기에 개발본부장이 유동규예요."
그럼에도 인수위에서는 비교적 존재감이 옅은 기획위원장을 맡았고 원 후보자 측근들도 인수위에 많이 들어오지 못하면서 입각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선들도 꽤 있었습니다.
【 질문 1-1 】
문재인 정부에서 정치인 출신의 김현미 장관을 발탁해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는 비판이 많았잖아요.
이 부동산 문제가 5년 만에 정권을 넘겨준 가장 큰 원인이기도 했는데, 또다시 정치인 장관 괜찮을까요?
【 기자 】
아무래도 원 후보자를 부동산 문제 전문가라고 보기는 어려워서 소위 '내로남불' 논란이 생길 수는 있습니다.
검사 출신인 원 후보자는 국회의원을 3번 하는 동안 국토교통위원회를 한 적도 없습니다.
결국 정치인 출신 답게 임명을 한 건데 전문가들이 좋은 정책을 만들면 그걸 법안으로 만들어 국회를 통과시키는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원희룡 /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 "현장에서 국민들이 볼 때 와닿지 않는 정책과의 괴리감, 그런 것들을 동력 삼아서 역할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게 국토전문가가 아닌 저를 임명하는 당선인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 질문 2 】
그렇군요.
인수위가 현재 정부조직에 따라 인선을 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김현숙 후보자가 지명이 됐어요.
어떤 의미로 봐야할까요?
【 기자 】
일단 김현숙 후보자의 면면을 살펴봐야 하겠는데요.
김 후보자는 조세와 연금 전문가로 박근혜 정부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주도했고,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을 지냈습니다.
다시 말해 김 후보자 내정은 여성가족부를 여성 문제는 물론 인구 문제를 포괄하는 미래가족부로 확대 개편하는 포석으로 해석됩니다.
▶ 인터뷰 : 김현숙 /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 "1인 가구도 있고 굉장히 다양한 가구가 있으니까 그런 문제들을 새로운 시대에 맞게 만들어가면서 여러 국민과 소통하고 야당과 화합하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의사 출신의 정호영 전 경북대학교 병원장을 내정했다는 점도 출산 정책 등이 복지부에서 여가부로 이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 질문 3 】
과기정통부 장관을 보니까 반도체 전문가가 내정됐네요?
【 기자 】
과기정통부 장관에 내정된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은 2001년 세계 표준기술로 알려진 3차원 반도체 구조인 '벌크 핀펫'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이 후보자는 윤 당선인이 지난해 5월 정치선언을 앞두고 공부행보를 할 때 반도체 현황을 브리핑한 인연이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종호 /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 "(반도체) 분야 지식을 쌓아왔습니다. 반도체 중요성이 크다고 보고 그 분야에 대해서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 후보자는 그동안 메모리반도체에 편중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론을 지적해왔는데요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떨어지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산업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됩니다.
【 질문 4 】
앞선 질문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번 1차 내각 발표에 안철수 인수위원장 쪽 사람들이 안보여요?
【 기자 】
네. 야권 단일화 당시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공동정부를 약속한 만큼 안 위원장 측 인사들이 내각에 참여할 것이라고 예측이 됐었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빠졌습니다.
안철수계 입각 후보군은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대표적입니다.
이 의원은 행정안전부나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안 위원장은 "당선인이 최선의 사람을 낙점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인터뷰 : 안철수 /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 "저는 추천을 해드리고 이제 인사에 대한 결정은 인사권자가 하시는거죠. 왜냐하면 그 책임도 사실 인사권자가 지시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안 위원장 말대로면 추천은 했는데 윤 당선인이 낙점하지 않았다는 건데요.
정치권에서는 '공동정부'의 상징성을 고려해 2차 발표에서는 안철수계 인사가 포함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 5 】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포함될 걸로 예상되는 2차 발표를 기다려봐야겠네요.
오늘부터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하는 윤 당선인이 내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다고요?
【 기자 】
당선인 측은 내일(12일) 대구 경북지역을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 달성군 사저를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정부 조직개편 연기나 이번 인선을 보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거대 야당과 최대한 마찰을 줄이겠다는 당선인의 의지가 보이는데요.
박 전 대통령을 만나 어떤 대화를 할지 관심이쏠립니다.
【 앵커 】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이현재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오혜진
그래픽 : 김수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