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공식 초청 받은 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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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제63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방탄소년단(BTS)이 레드카펫 위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 사진 = 빅히트뮤직 제공 |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방탄소년단, BTS의 축하공연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논란이 번지고 있습니다. BTS의 명성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비판이 상당수입니다.
6일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홈페이지 '국민이 당선인에 바란다' 코너에는 BTS의 취임식 축하공연에 반대하는 글들이 1500여 건가량 게재됐습니다. 오후 4시 기준 '방탄'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1천여 건, 'BTS'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500건에 육박합니다. '국민이 당선인에 바란다'는 새 정부에 대한 정책제안 창구로, 제안된 내용은 향후 정부 국정과제로 추진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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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홈페이지 '국민이 당선인에 바란다' 코너의 게시글 일부 / 사진 = 인수위 홈페이지 캡쳐 |
가장 많은 209건의 '좋아요'를 받은 '방탄소년단 취임식 공연을 결사반대합니다'라는 글에서 청원인은 "세계적 아티스트가 청와대에 불려다니며 계속 헌신해야 하나"라며 "전세계 팬덤을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이 청와대에 방문하여 공연하는 것은 방탄소년단의 건강과 스케줄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므로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BTS의 공연에 찬성한다는 글도 일부 눈에 띄었으나, 문화예술인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며 반대하는 내용이 대다수였습니다.
이 같은 논란은 앞서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취임식 BTS 공연 여부를 묻는 말에 "논의하고 있다"고 답하면서 불거졌습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지난 2일 BTS 소속사인 하이브를 방문해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한류 발전 전략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BTS의 병역특례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안 위원장의 행보가 크게 주목받은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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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인수위원장(앞줄 오른쪽)이 2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본사를 찾아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설명을 들으며 건물 내부를 둘러보는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에서는 BTS 취임식 초청설과 관련해 불편한 기류도 감지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BTS와 함께 행사를 할 때마다 국민의힘이 '쇼'라며 비판해왔기 때문으로 '내로남불' 아니냐는 것입니다. BTS 공연과 병역면제가 맞물리면 또다른 정치적 쟁점으로 달아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실제 국민의힘은 지난해 9월 원내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BTS까지 동원한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연설, 이제 쇼는 그만하고 진정한 국가안보를 챙겨야 한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당시 UN 총회 개최국인 미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직접 방문 자제를 요청했음에도 문 대통령이 BTS와 함께
이런 가운데 하이브 측은 BTS의 취임식 공연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초청을 받은 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초청을 받게 될 경우 향후 계획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지 묻는 말에도 "아직 그 부분에 대해 논의하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