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개방하려다 코로나로 연기”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5일 오후 북악산 남측 탐방로를 통해 청운대 쉼터에 도착해 산행 참석자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일반인 접근을 제한했던 북악산이 오늘(6일)부터 개방됩니다. 문 대통령은 당시 2017년 대선 후보 시절 ‘북악산, 인왕산을 전면 개방해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공약한 바 있습니다. 이에 청와대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킨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5월 10일 청와대 개방과 시점이 맞물렸다는 점에서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북악산은 1968년 북한 무장공비가 청와대 기습을 시도한 ‘김신조 사건’ 이후 54년 만에 완전 개방되는 것입니다. 수도방위사령부에 따르면 북악산 북측면 개방을 위해 2.28㎞ 길이의 철책을 걷어냈고, 189m 철책 구간은 현대사를 기억하자는 측면에서 남겨 놓았습니다. 또한 북악산 남측 탐방로와 성곽을 연결하는 청운대 쉼터, 숙정문, 삼청공원에 각각 출입문을 신설하고 탐방로를 재정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 다음 달 윤 당선인 취임과 함께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으로 경복궁과 청와대,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탐방로가 열릴 계획입니다.
문 대통령은 5일 성곽 남측을 산행하며 “우리가 개방 노력을 기울여 왔다. 어느 나라든 수도 도심지를 내려다보면서 걷는 둘레길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함께 동행한 김정숙 여사도 “대통령께서 둘레길을 꼭 해야겠다 하셔서 아이들이 떨어질까 봐 낭떠러지나 계단길 등을 (고려해) 1년 반 동안 애정을 갖고 (만든) 길”이라고 했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5일 오후 북악산 남측 탐방로를 통해 만세동방에 도착한 뒤 김현모 문화재청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다만 일각에서는 북악산 전면 개방이 윤 당선인의 청와대 개방 추진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이에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KBS1 라디오에 출연해 “당선인의 청와대 개방(약속)과 문재인 정부의 북악산 개방은 무관하다”며 정치적 고려를 일절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박 대변인은 “북악산, 인왕산을 전면 개방해서 시민들께 돌려드리겠다는 건 대선 후보 당시 밝힌 국민과의 약속이었다”며 “사실 몇 달 전 개방하려고 했는데,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 연기했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등반로를 걸어보니까 야자 매트와 목재 데크가 아주 잘 조성이 되어 있다. 대통령 내외가 그런 점 하나하나를 살폈다”면서 “이번 개방으로 인해서 서대문구 안산에서 출발해서 인왕산, 부암동, 북악산 남측면 한양도성 성곽, 북악산 남측면, 삼청동 그 구간이 단절 없이 이어지게 됐다. 이제 등산하기 좋은 시절이 왔으니까 시민들께서 도심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6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통(문재인 대통령), 좀스러움의 끝판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퇴임 한 달을 앞두고 경호 문제가 갑자기 사라진 것이냐”고 비아냥거렸습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대를) 개방하는 게 배 아파서 이런다는 것 다 안다”고 조롱했습니다.
↑ 문재인 정부 북악산 개방 일지. / 사진=청와대 제공 |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