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산하 기구인 국민통합위원회가 본격 활동을 개시한 가운데, 김한길 국민통합위 위원장이 "젠더 갈등은 통합위 의제가 아니다"라고 못 박은 것으로 1일 알려졌다.
이날 인수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최근 통합위 위원들에게 "젠더 갈등은 통합위에서 다루지 않겠다"며 "협치를 통한 국민 통합 방안을 중점적으로 고민해보라"고 주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수위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서 남녀 갈등이 최대 쟁점 중 하나로 부각된 것은 맞지만, 윤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등과 젠더 갈등이 맞물려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김 위원장의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대선 때부터 젠더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그는 지난 해 11월 당시 윤 대선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김 위원장은 강성 페미니스트로 알려진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여성층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파격 인사였으나, 오히려 2030 남성 지지층의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실패로 끝났다. 결국 신 수석부위원장이 사퇴하고 김 위원장도 "책임을 통감한다"며 위원장직을 내려놔야 했다.
대선 승리 후 통합위 출범 뒤에도 김 위원장의 홍역은 현재진행형이다. 통합위 정치 분과 위원장을 맡은 김태일 장안대 총장이 지난 달 30일 자진사퇴하면서다. 그는 윤 당선인의 여가부 폐지 공약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지며 국민의힘에서 거센 반대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1일 당선인 참석 하에 서울 삼청동에서 첫 회의를 연 통합위는 조직 비대화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통합위는 30일 인선을 공개하며 기획·사회·정치·경제 4가지 분과로 위원회를 조직한다고 밝혔다. 당선인 직속 기구 중 가장 많은 인원인 25명으로 구성됐으며 대변인 단과 위원장 비서실까지 따로 두고 있다.
통합위
[이종혁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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